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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과학인가 거품인가… 출시도 교체도 빨라진 초등생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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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과학인가 거품인가… 출시도 교체도 빨라진 초등생 가방

입력
2011.12.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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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포츠 브랜드 매장에 가 보면 초등학생용 가방이 진열대 앞자리에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직 방학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신학기 가방을 내놓고 판촉을 시작한 것이지요. 초등학생 가방시장에서 오랫동안 점유율 1위를 유지해 온 휠라코리아가 지난 12일 출시한 '오토봇' 가방이 이번 시즌 가장 먼저 나온 신학기 가방이었습니다.

스포츠 브랜드의 신학기 가방 출시 일은 매년 앞당겨져 왔습니다. 올해도 지난해에 비해 1주일 당겨졌습니다. 초등생 가방 시장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지고 있다는 뜻이지요.

이는 늦가을이 돼야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는 다운점퍼의 출시일이 빨라지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올해 다운점퍼는 더위가 가시지도 않은 8월 하순부터 첫 선을 보였습니다. 스포츠 업체들은 물론 아웃도어 업체, 패션 업체 등이 모두 다운점퍼를 내놓으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남보다 빨리 내놓아야 인지도가 높아져 성수기에 잘 팔린다는 생각에 출시일이 점점 빨라진 것입니다.

초등생 가방시장에는 스포츠 브랜드뿐 아니라 패션업체까지 가세하고 있습니다. 신학기 가방은 개당 10만원 정도의 고가임에도 꾸준한 고정수요가 있는데다, 성인여성들이 백을 바꾸듯 요즘은 초등생들도 가방을 자주 교체하고 있어 너도나도 가세하고 있는 것이지요. 전에는 가방을 한번 사면 적어도 3년은 썼는데 요즘에는 1년 만에 바꾸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가방에도 '과학'이 강조되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들이 무거운 가방을 메면 척추가 휘고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무게를 적절히 분산하도록 어깨끈과 등판을 설계하고, 전보다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는 추세입니다. 휠라코리아는 등ㆍ허리선과 가방이 밀착되도록 인체공학적 설계를 한 가방을 내놓았고, 르까프는 고탄력압축소재를 사용해 가벼운 가방을, 아디다스는 기능성 의자와 비슷한 '듀오 패드'를 등판에 적용한 가방을 출시했습니다.

그런데 뭐가 좀 이상하지 않나요. 가방이 훨씬 가볍고 내구성도 매우 좋아졌는데 오히려 교체 주기가 짧아졌다는 것 말입니다. 초등생 가방시장에도 거품이 끼기 시작한 건 아닌지, 혹시 쓸만한 가방인데도 학부모들이 너무 자주 바꿔주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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