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닛산이 내년 1월부터 박스카 '큐브'의 가격을 70만원 올리기로 하자 소비자는 물론 수입차 업계까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많이 팔기 위해 일단 가격을 내렸다가 잘 팔리니까 값을 올리는 식의 낡은 '꼼수'를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닛산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큐브 1.8S는 2,190만원에서 2,260만원으로 ▦큐브 1.8SL 2,490만원에서 2,560만으로 각각 가격(부가세 포함)이 인상된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8월 큐브 출시 때만 해도 100엔에 1,300원이었던 환율이 현재 100엔 당 약 1,500원을 웃돌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엔고가 안정을 찾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불가피하게 값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보통 새 차를 들여올 때 유통비, 물류비, 판매마진 그리고 환율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가격을 정한다"며 "특히 환율의 움직임은 보수적으로 보는 게 일반적인데 환율 추이를 잘못 짚었다는 것은 한국닛산이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차를 조금이라도 업그레이드한 새 모델을 내면서 가격을 올리는 경우는 있지만 같은 차 값을 갑자기 올리는 건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애초에 감당 못할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붙들고 보자는 것 아니었겠느냐"고 꼬집었다.
가격 인상 시점에 대해서도 뒷말이 많다. 한국닛산은 8월 큐브 출시 당시 "마진이 좀 줄더라도 좋은 가격에 한국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밝혔고, 고객들로부터 "2,000만 원대 의 착한 가격"이라는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11월에는 한 달 동안 735대가 팔려, BMW의 520d, 메르세데스-벤츠의 E300 등을 제치고 수입차 중 가장 많이 팔린 차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제 가격을 올려도 충분히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냐고 꼬집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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