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실질적 권력 장악에 나설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둘러싼 북한 내 당과 군의 세력 구도 재편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필두로 김 부위원장의 권력 세습을 호위하는 후견그룹 중심의'친김정은'세력과 김 부위원장의 권력세습 자체에 반감을 가진 소수의'반김정은'세력이 대척점에 서게 될 것이 분명하다.
먼저 장 부위원장 중심의 후견그룹에는 부인이자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 부장을 비롯해 최룡해 당 비서, 리영수 당 부장,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 지재룡 주중 대사 등이 당 행정부서와 공안, 외교 등 요직에 고루 포진해 있다. 군에서도 전략적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는 리영호 군 참모장이 보조를 맞추고 있다. 당과 군의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중심이 돼 '김정은 체제'의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당장 소요사태 등의 격변을 예상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친김정은'세력 중에서도 군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장 부위원장의 권력 확장에 반발하는 세력이 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특히 북중 경제협력 등 개혁개방 움직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장 부위원장에 반발하는 군부 세력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김정은 후계체제 과정에서 내몰려 반감을 갖고 있던 김정남 측근 세력을 포함한 당과 군의 엘리트 집단이 장 부위원장에게 반발하는 세력과 힘을 합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이중에는 과거 장 부위원장과 구원이 있는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을 주목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오 부위원장은 2000년대 초반 김 위원장이 장 부위원장을 숙청했을 당시 앞장을 섰다.
장 부위원장도 김 부위원장의 후견 그룹으로 전면에 다시 등장하면서 오 부위원장의 수족을 제거하는데 주력했다. 이런 구원 때문에 오 부위원장이 2009년 2월 국방위 부위원장에 올랐지만 지난해 당 대표자회 등에서 제대로 된 직위를 얻지 못한 채 권력에서 멀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권력욕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도 장 부위원장과 권력 다툼에서 이견을 보일 경우 언제라도'반김정은'세력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결국 군내'친김정은'세력의 분화를 막기 위해서는 리 참모장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한 대북전문가는"김 부위위원장이 장 부위원장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부여하거나 장 부위원장 주도의 개혁개방에만 신경을 쓸 경우 군부 등 다른 기관과의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김정은 체제의 위기는 이 부분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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