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일 오후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을 신속하게 공개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사망한 지 78시간 30여분만이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이후 시신이 공개되기까지 93시간 40분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15시간가량 빨리 공개된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이날 오후 3시쯤 공개한 김 위원장의 시신은 유리관 속에 안치된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평소 즐겨 입던 인민복 차림으로 붉은 천이 가슴까지 덮여 있는 상태였다. 김 위원장의 얼굴 오른쪽 빰에 검버섯이 두드러진 것 외에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이 안치된 유리관은 붉은색 김정일화와 흰색 국화로 장식돼 있었다.
이날 공개된 김 위원장의 시신은 김 주석과 마찬가지로 미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1994년 100만 달러를 들여 김 주석의 시신을 러시아 전문가들을 동원해 레닌처럼 미라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때도 김일성 미라를 보관하는데 9억달러를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주석과 같이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된 것도 "미라를 보전하기 적합한 조건이 이 곳에 마련돼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주석과 김 위원장 부자의 시신이 함께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은 평양시 대성구역 미암동의 모란봉 기슭에 위치해 있다. 부지면적 350만㎡에 지상 건축면적 3만4,010㎡ 규모로 1973년 신축공사에 들어가 1977년 4월 김 주석의 65회 생일 때 준공됐다.
당초 김 주석이 관저로 사용하던 금수산의사당을 1995년 7월 지금의 금수산기념궁전으로 개명했다.
건물 내부에는 2,000여명을 일시에 수용할 수 있는 대연회장, 연극 공연무대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1990년 10월 평양에서 열렸던 남북고위급회담 당시 강영훈 국무총리를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이곳에서 김 주석과 면담한 적이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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