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이 대통령 친인척 등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유동천(71ㆍ구속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이 국세청 현직 고위 간부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합수단은 20일 국세청 고위 간부 A씨에게 전달해 주겠다며 2008년 무렵 유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신모씨를 전격 체포했다. 합수단은 신씨를 상대로 유 회장으로부터 어떤 명목으로 돈을 받았는지, 실제로 A씨에게 돈을 전달했는지 등을 추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유 회장이 지방국세청장 등 국세청의 주요 보직을 거친 A씨를 평소 관리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세무조사 무마 등을 위해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합수단은 조만간 A씨를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유 회장은 앞서 제일저축은행 구명 로비 명목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처남인 김재홍 KT&G복지재단 이사장에게 4억2,000만원, 이상득 의원 보좌관 박배수씨에게 1억5,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김씨와 박씨는 구속됐다.
유 회장은 또 이 대통령의 손윗동서인 황태섭씨를 2008년부터 제일저축은행 고문으로 영입해 매달 1,000여만원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유 회장은 이외에도 평소 강원도 출신 동향 정치인, 법조인들을 관리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이번 사건이 '게이트' 급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