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를 몇 년 상(喪)으로 치를까. 현재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49재를 치르고 탈상할 것이라는 주장과 1년상이나 3년상을 지낼 것이라는 관측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3년 동안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이를 통해 '유훈 통치'의 분위기를 잡았다. 후계 체제를 20년이나 구축했음에도 김 주석 사망 직후 북한 정치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3년상을 치렀기 때문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경우도 이런 전례를 따를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아직 미약한 통치기반을 감안하면 적어도 3년 정도의 유훈 통치 시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김정은 부위원장이 오랫동안 상을 치르며 대중들에게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권력 공백' 상태로 끌고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 부위원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장막 뒤에서 통치를 이어갈 경우 북한 내에서 반대 세력들의 움직임이 있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자신의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의외로 49재 탈상 이후 조기에 전면에 나서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밖에 후계 체제를 구축하는 시기가 짧았기 때문에 조기 등장은 부담이 크지만, 그렇다고 3년간의 유훈 통치를 하기에는 너무 기간이 길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1년 가량의 유훈 통치 시기를 보내며 자신의 세력을 공고히 한 뒤 내년 이맘때쯤 자연스레 정권의 핵심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부위원장은 지금 후견인인 김경희 당 정치국 위원과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과 함께 김 위원장의 장례 이후 상황에 대해 이 같은 방안들을 놓고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여겨진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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