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권력을 승계하게 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어떤 직책을 달고 '1인자'의 자리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김 부위원장은 당 군사위 부위원장 외에 당 중앙위원과 인민군 대장직을 맡고 있다.
하지만 이는 김 위원장이 사망 당시 당 총비서와 국방위원장, 당 중앙군사위원장, 인민군 최고사령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인자의 위상에 걸맞지 않다.
이에 김 부위원장이 우선 당 총비서와 당 중앙군사위원장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 총비서와 당 중앙군사위원장은 북한 권력의 핵심인 당권과 군권을 동시에 장악할 수 있는 자리다. 온전한 권력세습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필수 직책인 셈이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9월 제3차 당 대표자회를 통해 30년 만에 개정한 당 규약에서 당 총비서가 당 중앙군사위원장을 겸임하는 규정(22조)을 신설했다는 점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 생존 당시부터 거론됐던 김 부위원장의 국방위 입성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을 영구 주석으로 추대하는 안을 발표하고 스스로 주석직에 오르지 않았던 전례가 있는 만큼, 김 부위원장도 국방위원장직을 영원히 비워 둘 가능성도 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먼저)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부위원장이 직책을 맡는 시기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경우 김일성 주석 사망 3년 후인 1997년 9월 당 총비서에 올랐고, 이듬해 10월 국방위원장에 재추대 되면서'김정일 유일체제'의 출범을 공식화했다. 따라서 김 부위원장도 이 정도의 시차를 두고 당 총비서 등의 직책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공고한 권력 세습과정을 밟았던 김 위원장과 달리 김 부위원장의 경우 후계 체제 구축을 위한 시간이 부족했다. 권력 장악 여부가 불확실하다. 따라서 조기에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이른 시간 내에 당과 군의 최고지위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대북전문가는 "김 부위원장도 김 위원장과 같이 유일체제 확립과 함께 자신만의 차별화된 직책을 맡아 통치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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