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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서 특별전/ 화려함의 극치…일본 비와湖 불교미술을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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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서 특별전/ 화려함의 극치…일본 비와湖 불교미술을 엿보다

입력
2011.12.2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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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 한복판 시가(滋賀)현에 있는 비와(琵琶)호는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다. 면적이 678㎢로 서울(670㎢ )보다 크다. 바다처럼 넓은 이 호수는 높고 낮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주변은 비옥한 평야 지대다. 호수 남쪽 히에이산은 일본 천태종의 발상지이고 이 산을 넘으면 천년 고도 교토다. 이 같은 지리 환경 덕분에 비와호 지역은 일찍부터 불교문화가 꽃을 피웠다. 우리 문화와 연관이 깊은 곳이기도 하다. 7세기 후반 백제 유민들이 이 곳에 정착했고, 조선통신사는 비와호 연안의 길인 '조선인가도'를 지나 에도로 향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일본 비와호 지역의 불교미술_호수에 비친 극락왕생의 염원' 특별전을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20일 시작했다. 일본 문화청, 시가현, 규슈국립박물관과 함께 마련한 전시로 59건 94점의 유물을 선보인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일본 국보 4건과 중요문화재 31건이 포함돼 있어 속이 꽉 찼다.

전시 유물들은 7세기 아스카 시대부터 14세기 무로마치 시대까지 것이다. 불상과 불화를 비롯해 불당을 장식하고 법회에 쓰던 각종 공예품, 귀족들이 신앙 생활로 제작했던 사경 유물 등을 볼 수 있다. 교토 등 중앙의 영향을 받아 몹시 화려한 불화와 공예품이 있는가 하면 비와호 지역의 독특한 지방색을 보여주는 유물도 있다.

불상은 이 지역 사람들이 자기네 고장을 관세음보살이 머무는 정토로 믿은 까닭에 관세음보살상이 많다. 무릎에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귀자모상(鬼子母像)은 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의 피에타상을 연상시킨다. 귀자모는 본래 아이들을 잡아먹는 귀신이었는데, 회심해서 불법과 아이들의 수호신이 됐다고 한다.

가마쿠라 시대의 대표적인 불화인 육도(六道) 그림은 인간이 윤회전생을 되풀이하며 머무는 여섯 가지 세계(천인, 인간, 아수라, 축생, 아귀, 지옥)를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극락왕생을 바라는 간절한 염원을 담은 공예품은 화려하고 정교하다. 그 중에도 꽃과 덩굴을 투각한 화롱(華籠ㆍ법회를 할 때 꽃을 흩뿌리는 공양에 쓰던 꽃바구니)과, 금동판에 보상화 무늬를 새긴 경전함의 아름다움은 눈길을 한참 붙든다.

이밖에 삼라만상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일본 토착종교 신도와 불교가 습합해서 나온 그림과 조각, 일본 불교에 발달한 밀교의 불화와 법구는 한일 불교 문화의 차이를 보여준다. 전시는 새해 2월 19일까지 한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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