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고의 인기 스포츠는 풋볼이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미식축구팀은 특히 화려한 우승 전적으로 인기가 많다. 그러나 지난달 이 학교의 제리 샌더스키(67) 전 수비 코치가 지속적으로 10대 소년들을 성폭행 해온 사실이 드러나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학교 측은 명예실추를 우려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 충격을 더했다. 이른바 '미국판 도가니' 사건이다.
희대의 성폭행 사건이 AP통신이 선정한 올해의 10대 스포츠 뉴스 1위에 올랐다. AP통신은 자국의 뉴스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올해의 10대 스포츠 뉴스를 20일 발표했다. 214명의 투표단이 각각 10개의 뉴스를 뽑고 1위에 10점, 2위에 9점 등 차점을 둬 순위를 매겼다. '미국판 도가니 사건'은 2,044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 사건은 AP통신이 선정한 '올해의 10대 뉴스'에서 6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건이 터진 11월5일 아침까지만 해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풋볼팀은 소속 리그인 '빅텐(Big Ten)' 콘퍼런스에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팀을 46년간 이끌며 무려 409승을 거둔 '살아 있는 전설' 조 패터노 감독(84)도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샌더스키 코치가 15년간 소년 8명을 성폭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팀의 평판과 패터노 감독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말았다. 샌더스키 코치는 불우한 소년들을 라커룸으로 끌고 가 강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자신이 직접 설립한 자선재단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소년들이었다. 패터노 감독은 범행을 사전에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전격 해임됐다.
10대 스포츠 뉴스 2위에는 1,345점을 얻은 미국프로풋볼(NFL)과 미국프로농구(NBA) 파업이 선정됐다. 3위는 NFL 그린베이 패커스의 슈퍼볼 우승. 'NCAA 콘퍼런스 지각변동'과 월드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 샴페인을 터뜨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각각 4, 5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규정 위반이 6위,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지난 시즌 NBA 챔피언에 오른 댈러스 매버릭스가 7위, 카레이서 댄 웰던의 경기 도중 사망이 8위에 올랐다. 나머지 순위는 시러큐스대 농구부 보조코치의 성추행 사건과 일본 여자축구 월드컵 우승이 차지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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