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19일 알려진 뒤 만 하루가 지났지만 장남 김정남의 소재는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후계 구도에서 밀려남 김정남의 거취가 주목 받는 것은 김정은의 권력 승계 상황이 아직 불안한 상황에서 그의 존재가 여전히 '경계 대상'이기 때문이다.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는 20일 "김정남이 마카오를 떠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날 마카오의 콜로안에 있는 김정남의 집을 기자가 찾았지만 아무도 없었으며, 창문에는 커튼이 쳐져 있었다고 전했다. 또 오랫동안 집에 사람이 드나들지 않았으며 김정남을 포함해 아무도 보지 못했다는 이웃 주민들의 증언을 소개했다.
이에 따라 김정남이 28일로 예정된 김 위원장의 영결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에도 김 위원장의 이복동생이자 후계시절 최대 정적이었던 김평일 핀란드 대사(현 폴란드 대사)와 그의 동생들이 김 주석의 장례식에 참석한 바 있다. 그러나 김정남이 영결식에 참석해도 불안정한 정치 상황을 감안, 오래 머무르지 않고 서둘러 평양을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반면 김정남이 억류 가능성 등을 우려해 영결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김정남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후 평양 출입을 자제해 왔으며, 전날 발표된 총 232명의 장의위원회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대북 소식통과 일본 언론들은 김정남이 여전히 마카오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정남의 부인과 아들 김한솔 등 자녀들만 장례식에 참석하는 상황도 그려볼 수 있다. 김한솔은 지난 16일 방학을 집에서 보내기 위해 보스니아 국제학교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관계자는 언론에 "김 위원장이 사망한 것으로 학교에서도 알고 있다"며 "김한솔은 학교를 떠났고 기숙사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가 학교를 떠난 시점이 김 위원장의 사망 이후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향후 김정남은 종전처럼 중국과 마카오에 머물며 북한 지도부와 더욱 거리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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