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그러면 다른 독재자들의 최후는 어땠을까. 미국 과학전문 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는 ‘자연사는 독재자들의 전형적 죽음’이라는 기사에서 “김정일의 자연사는 독재자들에 대한 ‘불편한 진실’에 또 하나의 사례를 추가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이브사이언스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인명 희생 사례를 분석한 책 를 인용, “대량학살 등 만행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압제자와 전쟁광의 60%는 사건 뒤 내내 행복하게 살았다”고 보도했다.
옛 소련을 철권 통치했던 이오시프 스탈린(1879~1953)이 대표적이다. 스탈린은 1953년 3월1일 공산당 정치국원들과 이튿날 새벽까지 만찬을 즐기고 관저로 돌아가 침실에 쓰러졌다. 나흘 동안 의식을 찾지 못하다 74세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스탈린처럼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대학살 주범 중 49%는 죽을 때까지 권좌에 머물다 자연사했다. 11%는 평화롭게 권좌에서 물러났고, 8%는 추방된 망명지에서 자연사로 생을 마감했다. 반면, 단 9%만이 재판을 받아 처형됐고 8%는 암살로, 7%는 전쟁 중 사망했다. 자살로 삶을 마친 경우는 4%였고 나머지 4%는 투옥됐다.
한편 로버트 젤러틀리 플로리다주립대 역사학 교수는 “공산주의 국가들은 지도자 사후 전환기 과정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대비가 없다”며 “지도자들의 병세가 나타나기 시작하고서야 후계자를 거론한다”고 지적했다. 젤러틀리 교수는 “그 결과 종종 막후에서 권력을 둘러싼 암투가 벌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젤러틀리 교수는 또 스탈린과 김정일의 사망 뒤 유사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억압에 시달리던 소련인들, 심지어 굴라그(정치범 강제수용소) 재소자들까지 스탈린의 죽음을 애도한 것과 김정일 사망 후 대성통곡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의 죽음을 진정 슬퍼하는 것인지, 아니면 불안한 미래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며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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