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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봉기의 영웅', 이스라엘 석방서 끝내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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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봉기의 영웅', 이스라엘 석방서 끝내 제외

입력
2011.12.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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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재소자 550명을 석방했다. 가자지구에 5년 간 억류됐던 자국 병사 길라드 샬리트 병장을 데려오는 대가로 팔레스타인 죄수 1,027명을 풀어주기로 약속하고 10월 477명(1차)을 풀어준 데 이은 후속조치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얼굴에는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의 영웅 마르완 바르고티(52ㆍ사진)가 석방 명단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사법부는 "이날 풀어준 죄수 대부분은 형량이 가벼운 파타당 소속 인사들"이라고 밝혔다. 바르고티가 파타당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지도자로 꼽혀 왔기에 그의 석방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바르고티의 대중적 인기는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국제적으로 명망이 높다거나 정치경력이 화려해서가 아니다. 팔레스타인 민중과 늘 저항을 함께 해 온 삶의 이력 덕분이다. 압바스가 러시아에서 학위를 따고 여러 아랍 국가들을 전전할 때 바르고티는 파타에서 투쟁을 이끌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팔레스타인 내에서는 바르고티를 흑인 해방운동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 비유할 정도"라고 말했다.

대(對) 이스라엘 저항운동인 인티파다(봉기)의 중심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바르고티가 1987년 이스라엘군에 체포돼 요르단으로 추방되자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서안과 가자지구에서는 즉각 투쟁의 불길이 타올랐다. 2000년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맞서 2차 인티파다를 주도한 이도 그였다. 바르고티는 결국 2002년 4명의 이스라엘 국민 살해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돼 옥살이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바르고티가 가진 잠재력을 두려워한다. 그의 석방은 팔레스타인 민중에게 새로운 투쟁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미디어 연구ㆍ조사센터의 하니 마스리 연구원은 "바르고티는 투쟁 경험이 전무한 압바스와 달리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처럼 저항과 협상의 미덕을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항을 통해 얻어야 하는 것과 협상과정에서 양보해야 하는 것을 두루 체득했다는 얘기다.

이스라엘 정부가 바르고티의 등장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도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팔 평화협상의 주도권을 내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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