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19일 공식 발표된 직후 북한 시내 곳곳에 무장한 군인들이 동원돼 경비를 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18일 새벽 1시 북한 국경 경비대에 국경을 봉쇄하라는 '특별경비' 지시가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NK는 대북 소식통을 인용, "19일 오전 9시부터 군대가 동원돼 시장 주변 골목에 나와 있는 장사꾼들을 쫓아냈다"며 "무장한 군인들이 시내에서 4m 간격으로 보초를 서고 있고, 보위원과 보안원도 경비를 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군 동향에 정통한 소식통은 또 "18일 새벽 1시 중국과의 국경 지역 군 부대에 특별경비 지시가 내려졌다"며 "이 때문에 퇴근했던 군관들도 부대에 복귀해 비상근무를 하고 있고, 평상시 2인 1조 근무가 4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발표하기 전 주민들의 동요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언론은 이날 온통 애도 분위기를 전하는 보도가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정작 북한 주민들의 분위기는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와는 달리 비교적 차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 보도가 나온 직후에는 온 나라가 울음바다가 됐다"며 "하지만 이번에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김 위원장의 초상화 앞으로 몰려 들었고, 일부 주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헌화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5시이후에 "평양시민들이 절통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쏟아지는 눈물로 포석(길에 까는 돌)을 적시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도 "영하 12도의 추운 날씨에도 주민들이 평양 거리로 나와 통곡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언론들은 김 주석 사망 때와 마찬가지로 하루 종일 김 위원장을 애도하는 보도를 쏟아냈다. 조선중앙TV는 낮 12시30분부터 장송곡을 내보내며 추모 분위기를 띄웠고, 정오에 이어 오후 1시, 2시, 3시 등 정시마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반복 보도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등은 이날 내내 김 위원장 사망 원인과 장의위원회 구성, 당원과 장병들에 대한 발표문 등을 반복 보도하면서 장송곡을 내보냈다.
한편 대북 인터넷 매체인 NK지식인연대는 이날 북한의 '특별방송'직전인 오전 11시41분에 "김정일 사망 보도를 내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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