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선중앙TV가 ‘특별 방송’을 예고한 19일 낮 12시 리춘희(68ㆍ여) 아나운서가 검은색 한복을 입고 화면 앞에 섰다. 그는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이틀 전인 17일 현지지도의 길에서 급병으로 사망하셨다는 사실을 비통한 심정으로 전합니다”라고 흐느끼며 부고를 전했다. 조선중앙TV의 중심 아나운서인 그는 지난 10월 19일 밤 정시 뉴스에서 김 위원장이 러시아 타스통신 인터뷰에 답한 내용을 전한 뒤 모습을 감췄다가 2개월 만인 이날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들고 다시 화면에 모습을 보였다. 북한은 이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중앙군사위원회, 내각 등의 공동명의로 보도문을 발표했다.
앞서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오전부터 낮 12시 ‘특별 방송’을 거듭 예고했으며,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오전 10시 뉴스도 생략했다.
이날 북한 매체들의 김 위원장 사망 발표는 17년 전인 1994년 7월 김 위원장 부친인 김일성 주석이 숨졌을 때와 유사했다. 당시에도 북한 매체들은 사전에‘특별 방송’을 예고했고, 리춘희가 TV에 나와 울먹이며 김 주석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사망 소식을 전한데 이어 북한 전역에서 주민들이 오열하는 모습들을 보도했다.
다음은 보도문 요약.
우리의 전체 당원들과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은 조선로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위원장이시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신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주체100(2011)년 12월 17일 8시 30분에 현지지도의 길에서 급병으로 서거하셨다는 것을 가장 비통한 심정으로 알린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개척하신 주체혁명 위업을 대를 이어 계승 완성하는 것을 필생의 사명으로 내세우신 김정일 동지께서는 어버이 수령님의 가장 친근한 동지, 가장 충직한 전우가 되시어 혁명과 건설을 수령님의 사상과 의도대로 줄기차게 전진시켜 오셨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는 그처럼 바라시던 강성국가 건설 위업의 승리와 조국통일, 주체혁명 위업의 완성을 보시지 못하고 애석하게도 서거하셨으나 우리 혁명이 대를 이어 줄기차게 전진해 나갈 수 있는 강력한 정치군사적 지반을 다져놓으시고 우리 조국과 민족만대의 무궁번영을 위한 튼튼한 토대를 마련해 주셨다. 오늘 우리 혁명의 진두에는 주체혁명위업의 위대한 계승자이시며 우리 당과 군대와 인민의 탁월한 령도자이신 김정은 동지께서 서 계신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의 심장은 비록 고동을 멈추었으나 경애하는 장군님의 거룩한 존함과 자애로운 영상은 우리 군대와 인민의 마음 속에 영원히 간직되어 있을 것이며 장군님의 성스러운 혁명실록과 불멸의 혁명업적은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것이다.
주체100(2011)년 12월 17일.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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