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퍼스트 레이디’역할을 해온 김옥(47)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평양음악무용대학 출신인 김옥은 1980년대 초부터 김 위원장 서기실(비서실) 소속으로 김 위원장의 비서 역할을 하다가 2004년 세 번째 부인 고영희가 지병으로 사망한 뒤 네 번째 부인이 됐다. 김 위원장과 22살의 차이가 나는 김옥은 조용한 내조를 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국정 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2010년 이후엔 건강이 악화된 김 위원장의 외국 방문과 정상회담 등 중요한 공식 석상에 빠지지 않고 나타나는 등 명실상부한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다.
김옥은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내정하는 과정에 어느 정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김정은이 새어머니인 김옥을 ‘우리 편’으로 인식해 당분간 보호해 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김옥은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최고위층과 ‘혈연 관계’가 아닌 만큼 그의 몰락은 시간 문제라고 보는 분석도 많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옥이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과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부부로부터 심한 견제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성택이 2004년 실권한 뒤 2년 동안 사실상 유배되도록 한 배후가 김옥이라는 설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김경희 부부는 현재 북한의 최고 실세이자 김정은의 후견인이어서 양측의 갈등이 발생할 경우 김정은이 김옥의 편을 들어 줄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일부 소식통은 올 들어 김 위원장이 김옥과의 사이에 7살 가량 된 아들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김정은이 김옥 모자가 자신의 후계 구도를 위협할 가능성을 우려해 김옥의 권력과 지위를 박탈하거나, 외국으로 추방할 수도 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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