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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외신·해외 한인 반응/ "北, 국제사회 나올 기회" "불안·위험한 시대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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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외신·해외 한인 반응/ "北, 국제사회 나올 기회" "불안·위험한 시대 진입"

입력
2011.12.1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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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주요 언론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19일 일제히 긴급 보도했다. 그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한편 북한의 후계 구도와 동아시아 정세 등을 분석하는 후속기사도 내보냈다.

AFP통신은 이날 낮 12시 조선중앙TV의 특별방송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올해 69세로 사망했다는 기사를 냈으며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일이 17일 사망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는 내용의 긴급 뉴스를 내보냈다. 미국의 CNN방송은 정규 방송을 중단한 채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한편 후계자로 지목된 삼남 김정은을 분석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CNN은 특히 '차분한 중국'(No Panic in China)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이 이틀 전 사망한 김 위원장의 죽음을 미리 알았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국가뿐 아니라 대만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위스 등 유럽 국가,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등 중남미국가, 이스라엘과 아랍권, 멀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언론도 김 위원장의 죽음을 긴급 보도했다.

외신들은 김 위원장에 대한 다양한 평가도 함께 보도했다. AP통신은 "북한의 변덕스럽고 수수께끼 같은 지도자 김정일이 숨졌다"고 전한 뒤 탈북자의 증언을 인용해 '말을 잘 하고 지칠 줄 모르는 연설가'라고 그를 소개했다. 과거 김 위원장을 만났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의 말을 빌려 '기이하지만 지적이고 박식하다'는 평가도 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은둔 국가의 절대적인 지도자였다"면서 "핵무기 개발로 일본과 한국 등 전세계를 위협하는 한편 독재정치로 경제를 더욱 궁핍하게 만든 인물"이라 김 위원장을 혹평했다. AFP통신은 "기근과 경제적 어려움에도 야만적인 정권을 유지해온, 정치적으로 노련하고 무자비한 지도자"라고 묘사했다.

북한의 권력 승계와 한반도 및 동아시아 정세, 전세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평가는 약간씩 차이가 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레오니드 페트로브 시드니대 교수를 인용해 "북한은 승계절차를 통해 국제사회로 나올 기회를 엿볼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페트로브 교수는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차기 북한 정권이 심각한 기근과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적극 협조할 명분을 얻었다고 분석하면서 북한에 팽배한 정치적 냉소주의가 변화를 이끌 주요인이라고 소개했다.

주펭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 내 새로운 세력이 기존 정권과 다른 노선을 택하는 개혁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불안한 권력승계로 북한과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더욱 불확실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가디언은 짐 월쉬 매사추세츠공대 안보학 교수의 분석을 인용해 "매우 불안하고 위험한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군부로부터 신뢰를 쌓지 못한 김정은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우발적인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에 대한 미군의 기밀 대응방안을 논의했던 주한 미군 출신의 한 사령관은 "김 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향후 예측이 어려워졌다"며 전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국제관계 비평가 다니엘 핑크스톤은 "이른 시일 안에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할 것으로 보이지만, 권력을 안정시키고 강화할 능력이 아직 입증되지 않아 북한 내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이라고 가디언에 밝혔다.

AFP통신은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하더라도 북한 내 막후 권력투쟁과 핵무기 처리문제에 대한 우려가 나올 것"이라며 "김정은이 군과 신뢰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미국과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권력을 승계할 김정은은 젊고 경험이 적어 북한 내부를 결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향후 북한 내 권력이 어떻게 분배되느냐에 따라 북한 내부의 혼란 정도가 결정될 것"이라며 "난민 유출을 초래할 수 있고, 핵무기 문제에 따라 국제 정세에 긴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한편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영국 BBC방송의 인터넷판 기고문에서 한국과 미국이 김정은 후계체제를 "가능한 한 너그러운 태도로 수용해야 한다"며 향후 북한과 관련국간의 관계를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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