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19일 낮 12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30분 만에 비상경계태세 2급을 발령하며 신속하게 대비태세를 갖췄다. 정부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고 부처별 대책반을 가동시키는 등 긴급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
군은 갑작스런 위기상황을 맞아 경계태세를 강화하면서도 자칫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비상경계태세 2급은 북한의 도발 징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군에 지시할 수 있는 사실상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다.
하지만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전면전에 대비한 대북방어 준비태세인 '데프콘'을 4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이례적으로 이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 이후 워치콘 단계가 바뀔 때마다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즉답을 피하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정승조 합참의장과 제임스 셔먼 한미연합사령관은 오후 3시20분쯤부터 40여분간 합참 청사에서 머리를 맞대고 한미연합 위기관리체제를 평가했다. 양측은 현 상황을 검토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보감시자산 등 대북 병력과 장비도 증강하기로 했다. 하지만 위기관리 수준이나 워치콘을 격상하지는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긴급 NSC 회의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안전유지를 위해 관련 국가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청와대는 NSC에 이어 비상국무회의를 열고 통일부 등 각 부처 장관들의 상황 보고를 듣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통일부와 외교부는 차관이 주재하는 비상대책반 운영에 들어갔다.
외교부는 특히 미ㆍ중ㆍ일ㆍ러 등 주변 4강의 현지 공관 대사로 하여금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해당 국가와의 정보 교환과 협조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행정안전부는전공무원에게 비상근무령을 내리고 비상연락망을 가동시켰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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