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정일 사망/ 사망 이틀후 발표 영도자를 부검… 석연찮은 돌연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정일 사망/ 사망 이틀후 발표 영도자를 부검… 석연찮은 돌연사

입력
2011.12.19 12:04
0 0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돌연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지자 정확한 사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현지지도의 길에서 급병으로 서거했다’는 게 북한 매체들의 발표 내용이지만, 발표 시점이나 과정 등에 석연찮은 부분들이 있어서 다른 사인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불과 며칠 전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현지지도를 하는 장면이 보도됐기 때문에 더욱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강성대국 열기 위해 무리하게 현지지도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일 동지의 병과 서거 원인에 대한 의학적 결론서’에서 “달리는 야전열차 안에서 중증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한 뒤 심한 심장성 쇼크가 합병됐다”고 전했다. 조선노동당도 중앙위원회 명의의 발표문을 통해 “김 위원장이 강성국가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불면불휴의 노고와 심혈을 바치시며 초강도의 현지지도 강행군 길을 이어가시다 겹 쌓인 정신육체적 과로로 열차에서 순직하셨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해와 올해 중국 4회, 러시아 1회의 순방을 강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군부대와 기업소, 공장 등을 연일 현지지도 해왔다. 김 위원장 스스로 선언한 강성대국의 원년(2012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국내외 일정을 무리하게 소화한 것이다. 외교안보연구원 관계자는 “북한은 국제사회 제재로 인해 내부 자원과 기술만을 활용해 강성대국을 건설해야 했다”며 “김 위원장이 중국과 러시아를 애써 찾아 가고, 국내에선 철강 비료 화학섬유 공작기계 등의 현장을 방문해 생산을 독려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강성대국 원년이 가까워지면서 김 위원장의 조바심과 이로 인한 스트레스의 강도가 더 커졌다는 게 정보 당국의 판단이다.

김 위원장이 숨진 것으로 보도된 17일 아침 북한 전역의 날씨가 영하 10~20도였다는 사실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당시 기온이 가장 낮았던 곳은 양강도 혜산으로 영하 26.4도를 기록했고, 수도인 평양은 영하 11.6도, 개성은 영하 11.1도, 신의주는 영하 14.3도였다. 강추위는 평소 지병을 앓던 노년층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왕성한 활동 중 돌연사 의문도

그러나 최근 김 위원장이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돌연사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측면도 있다. 북한 매체들은 15일까지도 김 위원장이 평양의 광복지구상업중심과 하나음악정보센터에서 현지지도를 하는 장면들을 보도했다. 당시 김 위원장의 모습에선 오히려 활력이 느껴질 정도였다.

김 위원장이 열차에서 숨졌다는 점도 수긍하기 힘든 대목이다. 북한 최고권력자가 객사했다는 것은 언뜻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과연 어디로 현지지도를 다녀오다가 어느 지역에서 사망했는지 공개되지 않은 것도 의문이다.

김 위원장의 사망이 이틀 후에 발표됐다는 점도 의아하긴 마찬가지이다. 북한은 1994년 김일성 전 국가주석이 사망한지 34시간만인 이튿날 곧바로 유고 사실을 밝혔다. 김 위원장의 사망 이후 발표까지 이틀(51시간 30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사망 이후 북한 권력 핵심부에 상당한 혼선이 빚어졌고, 이러한 혼란을 추스르는 데에 이틀의 시간이 걸렸다고 볼 수도 있다.

◇부검 배경, 사망 발표 지연 이유 관심

북한이 김 위원장의 시신에 대해 병리해부검사를 실시한 것도 경우에 따라선 이런 의혹들을 오히려 더 부채질할 수 있다. 물론 최고권력자가 급사한 상황에서 각종 의혹들에 대해 가장 명쾌하게 해명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검은 당연하고 의례적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일성 전 주석 사망 때도 병리해부검사가 실시됐다. 그러나 한 대북 소식통은 “최고권력자의 신체 부검 결과를 강조한 것은 북한 권력 핵심층도 김 위원장의 사인에 대해서 장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김 위원장의 죽음이 가져올 혼란에 대한 불안감이 읽힌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후계 체제에 대한 불만이나 내부 권력 투쟁으로 인한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북한이 김 위원장이 참관했다며 공개한 육해공 합동훈련 영상이 짜깁기된 의혹을 받는 것도 제3의 사인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해 줄 만한 증거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굳이 부검 사실을 공개하는 것은 무엇인가 있다는 것”이라며 “내부 권력쟁투일 가능성도 절대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