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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종합병동' 불구 잇단 중 러 방문-현지지도로 건강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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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종합병동' 불구 잇단 중 러 방문-현지지도로 건강 악화

입력
2011.12.1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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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는 종합병동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버지 김일성 전 국가주석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심장 질환을 갖고 있었던 데다가 당뇨병과 간질환, 만성신부전증까지 앓아왔다는 게 정보 당국의 판단이다.

이러한 김 위원장의 건강에 특별한 이상 신호가 포착된 것은 2008년 9월 초. 김 위원장이 당연히 모습을 드러내야 할 정권 수립 60주년(9월9일)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확산됐다. 당시 미국 정보 당국에선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뇌졸중 전문의 2,3명이 북한으로 들어갔다"는 첩보를 확인 중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 같은 의문 제기에 따라 북한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을 부인할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다가 은둔 80일 만인 같은 해 11월2일에야 김 위원장이 북한군 '만경봉'팀과 '제비'팀간 축구경기를 관전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군부대 시찰, 각종 공연 관람, 각지의 공장·기업소 현지지도, 해외 인사 접견 등을 소화하며 왕성한 행보를 보였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지난해 5월과 8월에 이어 올해 5월에도 중국을 방문하며 강행군을 이어가자 김 위원장이 건강을 다시 회복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사실 중국 동북지역을 방문하는 동안 두 차례나 야간열차를 이용하고 지난 5월 다시 중국을 방문했을 때 창춘(長春)에서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까지 약 30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 일주일 동안 6,000여㎞를 기차로 이동한 점은 그의 와병설을 뒤엎는 행보였다. 더구나 8월 러시아를 전격 방문했을 때는 김 위원장이 3개월 전 중국 방문에서 보였던 모습과는 다르게 인민복 점퍼가 작아 보일 정도로 몸이 불어 건강한 모습도 포착됐다. 이전의 핼쑥했던 얼굴엔 오히려 살이 올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귀국할 때 지름길인 중국을 경유,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음을 추측하게 했다.

이후 그는 기업소와 공장, 사업소, 광산 등의 현지지도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지난달과 이달 초엔 북한 서부지역 주둔 군부대를 잇따라 시찰했다. 13일 평양방어사령부로 알려진 조선인민군 제966대연합부대 화력타격 훈련을 지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어 김 위원장은 15일 평양에 있는 광복지구상업중심(대형마트)과 하나음악정보센터를 현지지도했다. 당시 현지지도에는 후계자 김정은과 여동생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매제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이 수행했다.

그러나 이러한 잇따른 현지지도는 그에게 결국 독이었다. 김 위원장은 17일 오전 평양이 아닌 지방 모처의 현지지도를 마치고 돌아오던 특별열차 내에서 생을 마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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