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69) 북한 국방위원장이 17일 아침 현지지도를 위해 이동하는 열차에서 숨을 거뒀다고 북한 매체들이 19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1994년 김일성 전 국가주석 사후 사실상 북한 권력을 잡은 지 17년 만에, 1974년 후계자로 공식화된 지 37년 만에 '김정일 시대'가 막을 내렸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발표문을 통해 3남인 김정은(29) 노동당 중앙군사위부위원장이 '위대한 계승자'라고 선포함으로써 3대 세습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강성대국 원년'을 불과 보름 앞두고 숨진 데다 후계자인 김 부위원장의 나이는 29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김정은 시대'가 안착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사망을 계기로 북한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가 소용돌이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는 이날 '전체 당원들과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에게 고함'이란 제목의 발표문과 특별방송을 통해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주체 100(2011)년 12월17일 8시30분에 현지지도의 길에서 급병으로 서거하시였다는 것을 가장 비통한 심정으로 알린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어 "17일 달리는 야전열차 안에서 중증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되고 심한 심장성 쇼크가 합병됐다"며 "발병 즉시 모든 구급치료 대책을 세웠으나 서거하셨다"고 밝혔다. 통신은 또 "18일에 병리해부검사가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발표문은 특히 "오늘 우리 혁명의 진두에는 주체혁명위업의 위대한 계승자이시며 우리 당과 군대와 인민의 탁월한 령도자이신 김정은동지께서 서 계신다"며 "우리는 김정은 동지의 영도따라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 오늘의 난국을 이겨내 주체혁명의 위대한 새 승리를 위하여 더욱 억세게 투쟁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김정은 부위원장을 영도자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북한의 군대와 인민은 후계자 김정은의 영도를 받들 것을 맹세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어 국가장의위원회가 김정은 부위원장을 포함해 232명으로 구성됐다고 전하면서, 김정은의 이름을 제일 먼저 호명했다. 장의위는 공보를 통해 28일 평양에서 영결식을 개최할 것이고, 29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정했다고 발표했으나 "외국의 조의 대표단은 받지 않기로 한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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