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기록의 경기다. 기록이 없다는 것은 역사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프로야구가 국민적인 스포츠로 자리를 잡은 것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기록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고 철저하게 관리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프로배구는 기록을 경시하는 경향이 짙다. 특히 '별들의 제전'인올스타전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 빈축을 사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달 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11~12시즌 V리그 올스타전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KOVO는 "이번 V리그 올스타전은 획기적인 경기방식으로 배구팬들을 찾아간다. 남녀부 통합 올스타전으로 경기 방식을 변경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KOVO는 남녀부를 따로 치렀던 예년 올스타전과 달리 이번에는 남녀 K 스타, 남녀 V 스타로 혼성팀을 편성, 통합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1, 3세트는 여자 올스타 선수들이 맞붙고 2, 4세트는 남자 올스타 선수들이 격돌하는 방식이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유례 없는 남녀부 통합 올스타전을 예고하고 있다.
매년 원칙 없이 올스타전 대회 요강을 바꾸고 있는 KOVO에 대해 비판의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최고의 스타들이 격돌하는 올스타전이 지나치게 흥미위주로 흘러 감동보다는 실망감을 안겨 준다는 지적이다.
2005년 출범한 프로배구에서 2007~08시즌 올스타전의 역사는 없다. KOVO는 2007~08시즌에는 올스타전을 치르지도 않았다. KOVO는 "2008년 5월 말에 시작하는 올림픽 예선전을 준비하기 위해 V리그 일정을 앞당기느라 올스타전을 뺐다"고 '당당하게' 설명했다. 당시 올스타전이 인기가 없으니 격년제로 하는 것은 어떠냐는 의견도 나왔다.
국내 프로배구는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겨울 스포츠의 꽃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KOVO의 행정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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