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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소낙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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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소낙눈

입력
2011.12.1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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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키르기스스탄의 날씨를 자주 찾아본다. 수도인 비슈케크의 날씨가 인터넷으로 확인된다. 어제 날씨가 소낙눈이 내리고 최저 영하 17도, 최고 영하 16도였다. 소낙눈은 여름철 소나기처럼 내리는 눈이라고 한다. 함박눈, 폭설은 경험해 보았는데 소낙눈은 어떤 풍경일까.

하루 종일 영하 17~16도의 혹한은 또 어떤 추위일까. 키르기스스탄공화국은 중앙아시아 북부 내륙에 있는 나라다. 인근에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이 있다. 산지가 92%인 이 나라를 일러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라고 부른다. 국토의 평균 해발고도 2,750m, 백두산의 높이와 같다.

내년 새해에 잡은 계획 중에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하는 일정이 있다. 설을 쇠고 떠나는 일정이지만 하나하나 미리 준비하는데 마음은 하루에도 몇 번씩 소낙눈 아래 서있다. 키르기스스탄은 비행기로 12시간이 걸리는 나라다. 직항은 없고 카자흐스탄 남쪽도시 알마티공항을 경유해 간다. 저녁 6시에 출발하면 아침 6시에 도착하는 땅.

고향 선배인 최갈렙 시인이 그곳에서 스무 해 동안 '복음'을 전하며 살고 있다. 실감나지 않는 추운 땅에서 선배는 어떻게 그 세월을 견딘 것일까. 그동안 여러 번 선배의 초청이 있었지만 키르기스스탄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새해에는 겨울 나그네를 자처했다. 그곳에서 그와 만나는 날 소낙눈이 내리길 바라며.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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