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에 고용된 스파이로 이란에서 활동하다 이란 당국에 체포된 이란계 미국인이 이란 정보부를 교란하는 것이 임무라고 자백했다고 이란 국영TV가 18일 보도했다. 이는 4일 방해전파를 이용해 미국 무인정찰기 드론을 착륙시켰다고 주장한 이란이 추가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아미르 미르제이 헤크마티는 방송에 나와 “일부 유용한 정보를 불에 태우고 이란 정보부에 전달한 다음, 이란 정보부가 이를 가치있는 자료로 여기고 나에게 연락하도록 하는 게 CIA의 계획이었다”고 털어놨다.
헤크마티는 미 애리조나 출신으로 2001년 미군에 입대한 후 10년간 다양한 군사, 정보훈련을 받았다. 테헤란으로 파병되기 전까지 그는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미군의 핵심 거점지역인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미 기밀정보 분석을 담당했다.
그는 “이란 정보부의 소식통이 되기 위해 3주간 테헤란에 있으면서 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대가로 돈을 받은 다음 돌아오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바그람 기지에서 두바이로 이동한 후 이틀간 머문 다음 테헤란으로 왔다”고 말했다.
국영TV는 “바그람 기지의 활동을 감시하는 이란의 네트워크가 헤크마티의 존재를 밝혀냈고 침투작전을 막아냈다”고 주장했다. 또 바그람 기지의 가게와 여가시설에 접근할 수 있는 헤크마티의 신분증과 그가 미 군복을 입고 다른 병사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이란은 미국이 비밀작전을 통해 이란 정권을 약화시키려 했다고 비난해왔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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