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세계거래소연맹(WFE)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의 지난달 말 기준 주식 회전율은 15.6%로, 세계 51개 거래소 중 미국의 나스닥OMX(25%)와 중국 선전증권거래소(21.4%)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거래량을 상장 주식수로 나눈 회전율은 높을수록 주식수에 비해 거래가 많다(단타매매)는 뜻이다.
국내 증시의 회전율 순위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3위, 2009년 4위, 2010년엔 5위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올 들어 5월까지 3, 4위를 오가다 6월 이후 3위권을 유지한 뒤 10월 말에는 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시장이 강세였던 2006년과 2007년 각각 5, 6위였던 걸 감안하면 시장이 안 좋을수록 단타매매가 기승을 부렸다고 볼 수 있다.
외형은 5년간 거의 변함이 없는데 거래대금도 많은 편에 속했다. 지난달 말 기준 거래소의 시가총액은 1조82억달러로 16위였다. 그러나 거래대금은 2007~2009년 9위권에서 올해 7위로 올라섰다. 시가총액이 2조달러를 웃도는 홍콩거래소 보다 높은 순위다.
전문가들은 “회전율이 높고 거래가 많은 건 우리 시장이 그만큼 장기투자 비중이 낮고, 단기보유 성향의 개인투자 비중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거래소는 “회전율 상승은 거래가 활발하고 투자자 성향이 적극적”이라는 긍정적 의미로 해석한다.
어찌됐든 매매가 늘수록 증권사의 수익은 올라간다. 최근 4년간 국내 증권사의 순이익에서 수탁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거래대금대비 수탁수수료 수익비율 역시 0.33%로 일본(0.2%) 미국(0.07%) 등에 비해 높다. 국내 증권사들이 단순 중개 수수료로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셈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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