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코끼리가 인류 진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진은 약 40만년 전 중동에서 원시 코끼리가 멸종하자 이를 먹고 살던 고대 인류인 호모 에렉투스가 작고 빠른 동물을 사냥하게 되면서 현생 인류로 진화했다고 최근 밝혔다. 동작이 느리고 단백질 함량이 많아 이상적인 먹이였던 원시 코끼리가 사라지자 살기 위해 더 빨리 움직이고 머리를 많이 쓰다 보니 몸이 가벼워지고 뇌가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 호모 에렉투스의 뇌 용량은 1,000㎤으로, 호모 사피엔스의 70%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스라엘 북쪽 요르단강 유역 게셔 베노트 야코브 지역에서 발굴한 약 80만년 전 화석과 이스라엘 중부에 위치한 케셈 동굴에서 얻은 20만~40만년 전 화석을 비교했다. 당시 호모 에렉투스가 살던 게셔 베노트 야코브 지역에선 원시 코끼리의 뼈가 나왔지만 케셈 동굴에선 날카로운 석기나 불을 사용한 흔적, 그리고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치아 등이 발견됐다.
만약 이 치아 화석이 호모 사피엔스의 것으로 판명되면 아프리카 기원설을 흔들 하나의 증거로 쓰이게 된다. 아프리카 기원설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처음 나타났다고 보는 시기(20만년 전)보다 20만년 전에 이미 중동 지역엔 호모 사피엔스가 살았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12일자에 실렸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