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가 세계자동차 시장 1위 회복을 위해 내년 파상공세에 나선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도요타가 내년 생산 목표를 올해 보다 20% 늘어난 865만대로 정했으며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이라고 전했다. 재정위기에 빠진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부진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도요타는 중남미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공세를 펼쳐나갈 것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를 위해 도요타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중국 제8공장을 짓고 있고, 하반기에는 세계 4위 시장 브라질 상파울루시 인근에 브라질 제2공장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는 2008년, 2009년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판매ㆍ생산에서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2010년 대규모 리콜, 올해는 도호쿠(東北部) 대지진과 주요 생산 시설이 있는 태국 대홍수, 여기에 슈퍼엔고까지 겹치면서 금년엔 GM과 폴크스바겐에 밀려 세계 3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나빠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11 회계연도(올 4월~내년 3월) 도요타의 이익률은 지난 20년 사이 2번째로 낮은 1%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도요타는 더 이상 밀릴 곳이 없는 상황. 위기탈출을 위해 수 십 년 동안 지켜왔던 '독자개발' 경영원칙까지 바꾸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 도요타는 지난 1일 독일 BMW와 전례 없는 내용의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도요타가 2014년부터 유럽 시장에서 판매할 새 차에 BMW가 만든 1.6ℓ, 2.0ℓ 디젤 엔진을 공급 받기로 한 것. 대신 두 회사는 차세대 리튬이온 전지 기술을 함께 연구하고, 친환경 기술에 대해서는 협업을 검토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도요타가 외부와 손 잡는 방식은 주로 공동개발 수준이었지 엔진과 같은 핵심기술을 경쟁회사에서 그대로 넘겨 받는 사례는 없었다"며 "시장 점유율 4% 미만의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 유럽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는 디젤 기술을 발전 시켜야 한다는 도요타의 절박함이 묻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지어 지난해 도요타는 순수 전기차 RAV4 개발을 위해 미 전기차 전문 벤처회사 '텔사(telsa)'와 손을 잡았는데, 이 역시 안정 지향의 경영을 펼쳐 온 도요타와는 사뭇 다른 행보로 평가 받고 있다.
1937년 설립 이래 도요타는 대부분 기술 개술을 스스로 진행해 왔고, 생산량의 70%는 일본 내 생산이라는 원칙을 지켜왔다. 하지만 기술도입은 물론 해외생산까지 늘려가고 있다. 제프 리커 미시건 대 교수는 "도요타가 리콜 사태를 계기로 바깥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는 필요성을 깨달은 것 같다"며 "특히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등 점점 다양해지는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혼자 힘으로 안 된다는 판단이 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창업자의 손자인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기에 이런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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