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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선인장연구소에 가보니/ 접목선인장의 산실… 세계 화훼시장 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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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선인장연구소에 가보니/ 접목선인장의 산실… 세계 화훼시장 호령

입력
2011.12.1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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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시장에서 각광 받는 접목선인장이 탄생한 나라는 일본이지만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 1위는 우리나라다. 경기도 고양시와 안성시 등의 25개 농가가 생산한 접목선인장은 지난해 270만 달러를 수출해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했다. 올해는 300만 달러 수출해 점유율은 80%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이중 절반 이상은 화훼 선진국 네덜란드로 간다. 화훼산업이 뒤처진 우리지만 유독 선인장만은 강세를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해답은 세계에서 유일한 경기도농업기술원 산하 선인장연구소에 있다.

15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선인장연구소 내 접목배양실. 한 여직원이 시험관에서 배양한 인공선인장 비모란(緋牡丹)을 삼각주(三角柱ㆍ선인장의 일종) 위에 접지하고 있었다. 실로 접수(椄穗)인 비모란을 대목(臺木)인 삼각주에 싸매는 손길은 조심스럽지만 능숙했다.

이렇게 접목된 비모란은 1주일 정도 지나면 삼각주에 붙어 하나의 개체가 된다. 세계를 호령하는 접목선인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정재운 연구사는 "다양하게 배양한 접수를 이용해 상품성이 뛰어난 신품종을 개발한다"며 "재배 기술도 꾸준히 개선해 국내 농가의 접목 성공율은 거의 10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접목선인장은 적은 면적에서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작물이다. 물을 안 줘도 햇빛만 잘 들면 몇 달을 버틸 정도로 관리가 쉽고, 야간에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관상용으로 제격이다. 1976년 네덜란드에 5만 달러 수출을 시작된 국내 선인장 수출은 2000년 200만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세계시장 석권은 1995년 세워진 선인장연구소와 맥을 같이 한다. 연구소가 고양시에 들어선 것은 농가들 때문이다. 고양시 땅값이 많이 올라 지금은 안성 등으로 이전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농가들은 수출이 용이한 김포국제공항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2만2,000여㎡ 부지에 온실(1,326㎡)과 자동화하우스(5,854㎡) 등을 갖춘 연구소는 그 동안 접수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비모란 55품종을 육성했고, 역시 접수로 사용되는 인공선인장 산취(山吹)도 15품종을 개발했다. 이 품종들은 국립종자원에 등록돼 로열티 없이는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 여기에 2009년부터는 인공토양을 이용한 완제품 생산에도 성공했다. 화분의 흙이 검역에 걸려 이전까지는 선인장만 반제품으로 수출하다 선인장과 화분, 인공토양이 합쳐진 완제품이 나오자 부가가치는 3배 정도 높아졌다.

하지만 불법복제로 접목선인장을 대량 증식하는 중국은 경계의 대상이다. 몇몇 종에 대한 중국 내 특허는 받았지만 출원 비용이 비싸 전체 종에 대한 특허는 아직 엄두를 못 낸다. 싼 인건비와 넓은 토지를 갖춘 중국 농가들은 최근 접목 성공률도 70%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

선인장연구소 관계자는 "불법복제가 판치는 것을 알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관리가 안 되고 있다"며 "많은 외국인들이 연구소 견학을 와도 중국 관계자들에게만 중요한 시설을 안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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