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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슈 속 인물] (6) 최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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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슈 속 인물] (6) 최시중

입력
2011.12.1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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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방송ㆍ통신 분야는 일대 격변을 맞았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최시중(74) 위원장은 3월 연임에 성공하며 이명박 정부의 방송과 통신 정책을 떠안았지만 기대에 못 미치거나 반하는 결과를 내놓았다. 지난 6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의 정부업무평가 보고회에서는 디지털방송 전환을 앞둔 취약계층 지원, 지상파-케이블 간 재송신 분쟁, 통신요금 인하 등에서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고 지적되며 꼴찌인 '미흡'등급을 받기도 했다.

더욱이 최 위원장은 조선ㆍ중앙ㆍ동아일보, 매일경제 등 보수 언론의 종합편성(종편)채널 진출 밀어주기에서 각종 무리한 방법을 동원해 "미디어계 전체를 진흙탕으로 만들었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방통위는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된 미디어법을 근거로 시장상황은 도외시한 채 무려 4개의 종편을 허가했다. 선정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최 위원장은 종편을 '갓난아기'에 빗대며 종편의 '보모' 역할을 자처했다. 이 과정에서 "조중동의 '시중'만 드냐"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 입법이 표류하는 틈을 타 종편이 직접 광고 영업에 나서고, SBS마저 자사렙을 설립하면서 지역ㆍ종교방송을 비롯한 취약매체가 위기를 맞는 등 미디어 생태계 전반이 혼란에 빠졌지만, 방통위는 손을 놓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이 와중에도 최근 대기업 광고임원들을 만나 종편을 염두에 둔 광고 확대를 압박해 물의를 빚었다.

위기에 처한 방송의 공공성에도 눈을 감았다. 공영방송 KBS, MBC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했고, 1일 출범한 종편들의 선정성과 편파적 보도도 우려를 낳고 있다.

통신 분야 성적도 낙제였다. 이명박 정부의 가계통신비 20% 인하 대국민 약속의 실현 여부가 최대 현안이었지만, 이동통신3사와 오랜 힘겨루기 끝에 기본료만 1,000원 내리는 데 그쳤다. 소비자는 "인하를 체감할 수 없다"고 불만인데, 이통사는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고 아우성인 어정쩡한 결과는 방통위의 정책조정능력의 수준을 그대로 드러냈다.

또 가입자 편익은 아랑곳하지 않고 KT의 2G서비스 종료를 승인했다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가계 통신비인하를 위해 현재 이통3사가 독점적 지위를 가진 시장에 새로운 사업자를 들여 경쟁을 촉발하겠다며 야심차게 밀던 제4이동통신사업도 물거품이 됐다.

급기야 방통위는 현 정부 들어 출범한 조직의 전면개편을 위한 연구용역을 의뢰, 스스로 실패작임을 인정했다. 방통위는 방송ㆍ통신 융합 추세에 맞춰 옛 방송위와 정보통신부를 통합한 것. 말처럼 쉽지 않은 '조직'과 '정책'의 융합을 이뤄내려면 명확한 원칙과 고도의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멘토'로 불릴 만큼 정치적 파워는 지녔지만 매체 철학도 전문성도 갖추지 못한 최 위원장이 수장이 되면서 출범 당시부터 우려가 제기됐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 때문에 언론ㆍ시민단체들은 그를 두고 "임기 종료 혹은 정권 교체 후 바로 청문회 행이 예약돼 있다"고 혹평하고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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