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2월19일 치러지는 18대 대선이 꼭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대선주자들의 발걸음도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10∙26 재보선 등으로 정치적 격랑이 거세지면서 대선 경쟁이 조기 점화됐기 때문이다. 대선 레이스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선두 그룹을 형성한 가운데 다른 주자들이 추격하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19일 '비상대책위원장' 타이틀을 달고 한나라당의 전면에 등판한다. 총선까지 '비상대권'을 쥐게 된 박 전 대표는 '뼛속까지' 수준의 정책 쇄신과 공천 개혁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대 이상의 총선 성적표를 거둘 경우 '안철수 현상' 트라우마를 딛고 정치적 입지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지만 수도권 총선에서 참패할 경우에는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안철수 원장은 신당 창당설과 서울 강남 출마설을 부인한 만큼 당분간 기부재단 설립과 학교 업무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총선 이후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후보 등과 함께 대선후보 단일화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그가 야권의 단일 대선후보가 될 수 있을지, 검증 부담 등으로 아예 현실 정치에 발을 담그지도 못하는 상황을 맞을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서민 민생 행보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최근 서울시 택시 운전면허를 취득한 그는 경기도에 국한됐던 '서민 속으로' 행보를 서울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와 함께 청춘콘서트 형식의 대학 특강을 가진 것을 비롯해 젊은층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한나라당의 강력한 쇄신을 촉구하는 한편 청년 창업ㆍ일자리 창출 등에 관한 정책 비전을 가다듬을 방침이다. 내달엔 등 저서 4권도 출간할 예정이다.
민주당 출신 주자 가운데 손학규 전 대표는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내가 쓰일 곳이 있다면 당이 요구에 따라 언제든지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혀 총선 성과를 대선 도전의 발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전 최고위원은 '야권 대통합'을 염두에 두고, 당내 진보진영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전 최고위원도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를 견인한 뒤 대선후보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민주통합당에 합류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금주 중 내년 총선 때 부산에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지역으로는 부산 영도구, 연제구, 동구, 경남 양산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는 친노세력들과 함께 부산∙경남권에서 바람을 일으킬 경우 야권의 새로운 리더로 뿌리를 내릴 수 있다. 김두관 경남지사도 상황을 지켜보면서 내년 또는 차차기 대선 도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전념한 뒤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도 "정계 은퇴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해 네 번째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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