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SBS 사극 '뿌리깊은 나무' 인기 비결/ 한글이 민주주의 수단 메시지 참신…욕설·농담 내뱉는 세종 캐릭터 돋보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SBS 사극 '뿌리깊은 나무' 인기 비결/ 한글이 민주주의 수단 메시지 참신…욕설·농담 내뱉는 세종 캐릭터 돋보여

입력
2011.12.18 12:23
0 0

연말 안방극장 최고 화제작은 SBS 사극'뿌리깊은 나무'다. 올해 최고의 드라마라는 호평도 나온다. 이 드라마가 대중성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다층적이고 치밀한 서사 구조에 있다. 집현전 연쇄살인사건으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추리극의 구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의 실타래를 풀어낸다. 치밀하게 연결된 인물들이 만드는 갈등 구조가 팽팽한 긴장을 유지시킨다.

'뿌리깊은 나무'는 팩션 추리극이란 얼개 안에 정치 드라마, 무협 활극, 멜로를 적절히 배합해 다양한 연령층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특히 백성을 위하는 소통의 정치를 시도했던 세종(한석규)과 신권을 강화하려는 밀본 정기준(윤제문), 민초를 짓밟는 권력에 항거하는 노비 출신 강채윤(장혁)이 만들어내는 삼각 정치극은 정권 말기에다 '안철수 현상' 같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구가 가득한 시대상과 맞물려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입체적인 캐릭터도 돋보인다. 그 중에서도 세종이 단연 빛난다. 냉철한 왕이면서도 '우라질' '지랄' 같은 욕설이나 농담을 서슴지 않고 가끔 나약한 내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임금이 태평한 태평성대를 보았느냐? 내 마음이 지옥이기에 그나마 세상이 평온한 것이다"라고 외치는 세종의 고뇌에 시청자들은 공감의 애정을 보낸다. 소통의 정치를 펴는 세종은 이 시대가 바라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한글 창제 과정에서 드러나는 세종의 천재성과 정치적 분쟁을 지켜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한글이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계급 전복의 수단이라는 메시지는 교육적이기까지 하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