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에서 사람을 살해한 뒤 국내로 도피해 허위 서류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백모(34)씨를 공정증서원본 등의 부실기재 혐의로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997년 중국 옌볜에서 이웃 마을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중국 공안의 추적을 받던 백씨는 2001년 5월 위조여권으로 국내에 입국했다. 그는 불법 체류자가 된 뒤 국내에서 태어난 무연고자 고아라고 속이기 위해 허위 인우보증서, 성장환경진술서를 법원에 제출, 2007년 한국 호적을 취득한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서류 위조 여부에 대한 검증 없이 2~3분 동안 간단한 진술을 듣는 것만으로 백씨가 호적을 취득해 한국인이 됐다"며 "호적 취득 과정의 허술함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백씨 외에도 중국인 범죄자 다수가 한국을 도피처로 이용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중국 공안과의 협력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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