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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판으로 간 서바이벌 "흥미롭기는 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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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판으로 간 서바이벌 "흥미롭기는 한데… "

입력
2011.12.1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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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기면 한 달 휴가 준다.", "부러져도 괜찮으니까 최대한 상대의 힘을 빼라."

민속씨름에 '서바이벌' 방식이 도입되자 흥미로운 벤치 작전이 등장했다. 곽현동 태안군청 감독은 한라급(105㎏ 이하) 이한신(태안군청)이 두 명을 제압하면서 신바람을 내자 힘을 북돋아주기 위해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바로 휴가였다. 곽 감독은 이한신이 한 명을 꺾자 1주일, 두 명을 이기자 2주일 휴가를 약속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달 휴가를 던졌다. 하지마 이한신은 체급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백두급(160㎏ 이하) 최병두(장수한우)에게 아쉽게 1-2로 무릎을 꿇었다.

민속씨름 올스타전이 2004년 이후 7년 만에 부활했다. '씨름 축제의 장'답게 2011 씨름 올스타전은 16일 경북 문경실내체육관에서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됐다. 승자가 계속해서 다음 선수와 대결하는 '승자 연전' 방식은 민속씨름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모험적인 레이스였다. 흥미로운 경기 방식인 만큼 승부도 드라마틱했다. 백호(북부) 올스타와 청룡(남부) 올스타간 단체전(12명-12명)에서 청룡 올스타가 올해 천하장사 대회 우승자 이슬기(현대삼호중공업)의 맹활약으로 9-11로 뒤지다 12-11로 승부를 뒤집었다.

북부 올스타는 금강급(90㎏ 이하) 임태혁(수원시청)과 이한신이 각 3승, 2승을 거둬 여유롭게 앞서갔다. 이날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임태혁은 김동휘, 장정일(이상 울산동구청)에 이어 한라급 차승진(의성군청)까지 물리치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반격에 나선 청룡 올스타는 9-11에서 이슬기가 박정석(태안군청), 장성복(동작구청), 유승록(용인백옥쌀)을 차례로 물리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모전동에서 온 이민선(50)씨는 "계속해서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이 힘들어 보였지만 색다른 방식이라 흥미롭다"고 말했다.

대한씨름협회는 2013년 한씨름 큰마당(단체전)에 이 같은 서바이벌 방식 도입을 목표로 새로운 시도를 강행했다. 하지만 선수들과 실업팀 사령탑들은 서바이벌 방식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날 10판의 경기를 펼쳤던 임태혁은 "보통 훈련 때 30판 정도 한다. 하지만 경기에서의 한 판과 연습 때의 한 판은 천지 차이다. 판이 거듭될 수록 팔에 맥이 풀렸다"라고 힘들어했다. 윤문노 용인백옥쌀 감독은 "경량급 선수들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부상의 위험도가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서바이벌 방식은 힘들다"라고 말했다.

문경=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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