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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오렌지보울 국제주니어' 16세부 남자 단식 우승 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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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오렌지보울 국제주니어' 16세부 남자 단식 우승 정현

입력
2011.12.1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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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테니스 메이저대회 중에서도 윔블던 정상에 오르는 게 목표다. 지난해 중국의 리나가 100여년 만에 아시아 국가 선수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남자는 결승진출조차 못했다. 그 자리에 내 이름을 올리고 싶다."

지난 11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끝난 세계 최고 권위의 주니어 테니스대회인 '오렌지보울 국제주니어 테니스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16세부 남자단식 우승을 차지한 정현(16ㆍ수원북중ㆍ랭킹422위)의 말이다. 정현을 비롯한 국내 선수들이 12세부에서 챔피언에 오른 적은 있었으나 프로데뷔를 앞둔 주니어 유망주들이 대거 출전하는 16세부에서 트로피를 안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현은 특히 시드 배정도 받지 못했지만 유력 우승후보였던 5번 시드 브라이덴 슈누어(캐나다ㆍ261위)를 준결에서 2-1로 꺾고 결승에 올라 디에고 페드라자(콜롬비아ㆍ304위)를 맞아 풀세트 접전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정현은 결승에서 1세트 게임스코어 0-4로 크게 뒤졌으나 6-6 타이브레이크로 경기를 끌고 가는 뒷심을 발휘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커다란 밥그릇을 연상케 하는 대야모양의 우승컵을 안고 귀국한 그를 15일 수원 삼일공고에서 만났다. 삼일공고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테니스 명문고로 정현의 부친 정석진(45)씨가 14년째 감독으로 재직 중이다. 정현은 내년 2월 삼일공고에 진학할 예정이다.

이형택 테니스아카데미 이사장은 "정현은 주니어 메이저대회 챔피언에 오른 것"이라며 "세계무대에서 기량을 검증 받은 만큼 향후 7~8년 이내 메이저대회 정상을 노릴 만 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한테니스협회 전영대 부회장은 "이 대회는 국제테니스연맹(ITF)이 주관하는 5대 A등급 주니어대회 중 하나로 지미 코너스, 앤드리 애거시, 슈테피 그라프, 로저 페더러 등 전ㆍ현직 스타들이 거쳐간 산실이다. 정현의 우승으로 한국테니스가 다시 한번 세계 주류에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활짝 열어 보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안팎의 관심과 기대에 정현은 "세르비아 대통령보다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기억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라며 "조코비치처럼 국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선수로 오래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현은 사실 '떡잎'부터 남달랐다. 테니스 선수출신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걸음마와 한글을 떼고 나서부터 제일 먼저 접한 게 테니스였다"며 "형(정홍)과 하루 종일 라켓을 들고 놀았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안성 죽산초등학교 1학년때 본격적으로 테니스를 시작한 그는 5학년 때인 2008년 오렌지보울 국제주니어 대회 12세부 남자단식과 에디허 국제주니어대회 12세부 남자단식에서 잇따라 정상에 올라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를 눈여겨본 스포츠매니지먼트사 IMG는 이듬해 정현과 정홍에게 테니스 스쿨 '닉볼리티에리 아카데미'로 유학을 제의했다. IMG는 페더러, 라파엘 나달, 마리아 샤라포바가 속해있는 에이전트회사로 세계최고의 권위와 명성을 자랑한다. 정석진씨는 "5년 계약에 던롭 라켓을 사용하고 1년에 1만달러(매년 2,000달러 인상)를 지원받는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주변에서는 "정현을 너무 낮춰본 게 아니냐"며 말리는 분위기였지만 부모와 이들 형제는 "우물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흔쾌히 응했다"고 회고했다.

2년째 방학때 마다 미국으로 건너가 테니스 특별수업을 받고 있는 정현의 주특기는 파워 넘치는 스트로크다. "머리 속에 늘 조코비치의 송곳같은 스트로크를 떠올리며 경기에 임한다"는 그는 "키 175cm에 몸무게 65kg으로 서양인에 비해 왜소한 체격 탓에 서브 파워가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나와 비슷한 체격인 중국계 미국인 마이클 창이 역대 최연소(17세)로 프랑스 오픈을 제패할 때처럼 경기 완급 조절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당차게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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