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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라크전쟁은 9년 만에 끝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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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라크전쟁은 9년 만에 끝났지만

입력
2011.12.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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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이 15일 끝났다. 2003년 후세인의 대량 살상무기(WMD) 제거를

명분으로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지 거의 9년 만이다. 애초 없던

WMD 대신 후세인을 제거한 뒤에도 길게 이어진 전쟁은 이라크와 미국에 빛

과 영광보다 더 짙은 어둠과 상처를 남겼다는 평가다. 그러나 전쟁의 이해

득실은 불투명한 이라크의 장래만큼이나 쉽게 헤아릴 일이 아니다.

서구 언론은 대체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은 전쟁으로 평가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일찍이‘어리석은 전쟁’으로 규정한 것과 닮았다. 독재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심은 성과에 비해 미국의 이미지 추락과 인명 및 경제 손실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미국은 연 150만 명이 참전해 사망 4,500명, 부상 3만 명의 희생을 치렀고 최소 1조 달러 전쟁비용을 썼다.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는 장병이 하루 18명 꼴로 자살, 전투희생자보다 많다.

전쟁을 시작한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는 이슬람권의 반미주의를 부추겼다.

또 국론을 분열시켜‘제국의 쇠퇴’를 재촉했다는 평가도 있다. 미국의 근

본적 변화를 외친 오바마가 집권한 주된 요인이다.

서구 언론이 건성 전하는 이라크의 상처는 더욱 깊다. 독재 질곡에서 벗어

났으나 민간인 10만 명 이상이 희생됐다. 100만 명이라고 추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게다가 허술한 민주정부를 얻었을 뿐, 독재에 억눌렸던 종파 부족 등의 반목으로 국가통합이 돌이킬 수 없이 깨졌다. 아직도 폭탄 테러와 암살이 하루 500건 발생하는 치안 불안은 상징적이다.

전쟁의 어두운 유산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14일 귀국 장병을“미

국의 가치와 이익에 헌신한 영웅들”이라고 치하했다. 그저 상처를 어루만지는 공치사일까. 미국은 석유를 얻는 차원을 넘어 이 지역의 지속적 관리에 긴요한 영구 전략기지를 확보했다는 지적을 흘려 듣기 어렵다. 미군이 떠난 바그다드의 거대한 미 대사관에는 무려 3,000명 요원이 남았다. 이웃 이란에 대한 압박 강화는 미국이 떠나지 않았음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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