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판다 두 마리가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영국 스코틀랜드에 새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중국 청두의 판다 캠프에서 자란 8세 톈톈(Tian Tian)과 양광(Yang Guang)은 4일 판다가 그려진 '판다 익스프레스' 보잉 777 특별전세기에 올라탔다. 이 전세기는 중국과 영국, 미국 3개국에서 21개월간 준비해 만들었다.
비행기 안에는 좌석 대신 반투명 컨테이너가 설치됐다. 널찍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컨테이너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판다를 위해 공간을 둘로 나눴지만 서로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기내식으로는 중국산 대나무와 사과, 당근이 간식으로는 쌀과 콩, 달걀을 섞어 만든 판다 전용 케이크가 제공됐다. 동물보호 전문가와 수의사도 동행했다. 9시간의 비행 동안 판다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해하지 않도록 최적의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운송을 맡은 국제특송업체 페덱스는 하얀 코뿔소, 펭귄, 코끼리, 사자, 호랑이 등 진귀한 동물을 여러 차례 운송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으로 특별팀을 꾸렸다.
8,050㎞, 9시간의 비행 끝에 4일 오후 1시 두 판다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두 판다가 머물 에든버러 동물원도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25만파운드(약4억4,000만원)를 투자해 만들어진 단독 거처는 각종 수풀이 우거져 있고, 야외에는 자갈과 연못, 다양한 종류의 고급 잔디가 마련됐다. 또 나무둥치를 배치하고, 곳곳에 대나무를 심어 판다가 놀기에도 그만이다. 이들은 거처가 나뉘어져 있지만 일년 중 짝짓기 기간에는 두 거처를 연결하는 '사랑의 터널'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먹이는 유기농 대나무가 네덜란드에서 공수된다.
사랑스러운 이라는 뜻의 톈텐과 햇살이라는 의미인 양광은 영국과 중국 양국의 문화교류 일환인 '판다 보호 연구 협의'에 따라 10년간 에든버러 동물원에서 생활하게 된다. 에든버러 동물원은 한 마리당 1년에 약 7만파운드(약1억2,500만원)의 양육비가 든다고 밝혔다. 내년 2월께 대중에 선보인다. 동물원은 관광객이 70%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국간 판다 교류는 1994년 10월 런던에서 중국으로 돌아간 판다 밍밍(Ming Ming) 이후 처음이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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