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경영자(CEO)들은 내년 12월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지역과 계층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사회통합형 지도자'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진행한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에서 '성장 지향형' 대통령을 가장 많이 선호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결과로, 안정ㆍ보수 지향의 CEO들 조차도 사회 통합을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가 전국 252개 기업 CEO를 대상으로 '지지하는 차기 대통령의 유형'을 조사해 15일 발표한 결과, '사회 통합형 지도자'를 꼽은 응답자가 37.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성장 잠재력 확충 등 '성장 지향형 지도자'가 2위(33.5%), 균형 감각을 지닌 '안정 중시형 지도자'가 3위(21.5%)를 차지했다. 사회 혁신을 강조하는 '개혁 추구형 지도자'와 복지를 우선으로 하는 '분배 중시형 지도자'가 각각 4위(6.3%)와 5위(1.3%)였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는 5년 전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당시 조사에서는 성장 지향형 지도자가 43.9%로 압도적인 1위였다. 반면 사회 통합형 지도자는 절반에 못 미치는 20.1%로, 안정 중시형 지도자(23.9%)에 이어 3위에 그쳤다.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과 대선이 겹친 내년 선거 정국이 우리 경제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는 64.3%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5년 전 조사에서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53.9%보다) 10% 포인트 이상 증가한 결과이다.
한편 CEO들은 현재 경제 위기를 2008년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의 금융 위기에 버금가는 '비상 상황'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2.1%가 내년에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해 조사에서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답한 비율보다 무려 24.7% 포인트나 높아졌다.
재정 위기의 체감 정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2008년 금융 위기의 95.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특히 대기업(97.7%)이 중소기업(94.6%)보다 상황을 더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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