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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매진… 본격 수확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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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매진… 본격 수확 시작됐다

입력
2011.12.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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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에도 동백꽃은 피는 법이죠"

정부의 약가인하 방침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통과까지 일년 내내 대형 악재들에 시달렸으니 제약업계로선 현 상황을 '한 겨울'로 비교할 법하다. 그럼에도 올해에만 4개의 신약이 출시, 세계 10위 신약개발국에 진입했다. 수년 간 공을 들여왔던 연구개발(R&D) 투자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수확기에 접어들었다는 희망적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1위 제약사인 동아제약은 15일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제 '모티리톤'을 발매한다고 밝혔다. 모티리톤은 나팔꽃씨와 현호색이란 약초에서 추출한 천연물 신약. 동아제약은 2005년 후보생약을 도출한 이후 국내 18개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거친 후 제품화에 성공했다. 김원배 동아제약 사장은 "현재 위장운동촉진제 시장 규모는 총 2,000억 원 정도인데 모티리톤을 3년 안에 연간 500억 원대 대형 신약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티리톤의 출시가 눈길을 끄는 것은 천연물 신약으로 큰 성공을 거둔 동아제약의 후속 작품이기 때문. 2003년 출시한 위점막보호제 '스티렌'은 발매 첫해 62억 원 매출을 기록한 후 꾸준히 성장, 올해 1,000억 원을 웃돌 전망이다.

사실 제약업계는 2003년을 국내 제약업계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꼽고 있다. 스티렌과 함께 동아제약의 자이데나, LG생명과학의 팩티브, 유유의 맥스마빌, 유한양행의 레바넥스, 부광약품의 레보비르 등 연간 100억원 이상의 신약이 잇따라 출시된 것.

우리나라에서 첫 신약이 나온 건 1999년. 때문에 당시만해도 제약사들은 다국적제약사 신약들의 특허가 끝나기를 기다려 복제약(제네릭)으로 생존하는 구조였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2003년을 거치며 국내 제약사 사이에서 신약개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올해, 제약업계는 다시 신약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2003년 이후 8년 간 출시된 신약은 10개에도 못 미치지만 올해는 모티리톤외에 ▦녹십자의 '신바로' ▦JW중외제약의 '제피드' ▦신풍제약 '파라맥스' 등 4개가 신약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신약 개발 수로 세계 10위에 올라섰다. 제약업계에선 "2003년의 영광이 8년만에 재현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틈새 시장을 노리는 전략이 들어맞고 있다는 평가. 합성의약품 분야보다 천연물 신약과 바이어시밀러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천연물 신약은 원재료가 자연물 신약에서 유래된 것을 일컫는다.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을 개량한 스티렌이 대표적. 합성의약품에 비해 연구기간이 짧고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도 거의 없다. 그 동안 신약으로 분류하는 글로벌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다소 저평가됐던 게 사실이지만, 올해부터는 지식경제부가 미래선도 산업으로 꼽을 만큼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천연물신약 개발과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만 총 67건에 이를 정도다.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 시밀러 분야에서는 셀트리온이 독보적인 성과를 냈다. 셀트리온은 올해 11월과 12월 유방암치료제 허셉틴과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시험을 성공리에 마쳤으며 내년 초 상용화를 위해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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