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소년원'이 청소년들이 가는 '교도소' 인 줄 잘못 알고 있다. 소년원은 2007년 개정된 소년법 제29조에 따라 법무부장관이 설치 운영하는 초중등교육법상의 '소년원학교'다. 교도소는 징역형을 선고 받은 범죄자에 대한 형집행기관인데 비해 소년원학교는 비록 비행은 했지만 징역형을 받아야 할 만큼 심각하지 않고 교육을 받아야 할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교육적 보호를 강제적으로 하는 기숙학교인 것이다. 여기에는 초등, 중등, 고등 반이 구분되어 있다.
지원 쏠림 현상의 부작용
요즘 정치경제분야에서 MB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교육분야에서 눈에 띄는 공적도 있다고 본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는 교육기부 운동은 더 폭넓게 확산되어야 하고 시민들과 각계각층 기관들이 더 많이 동참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사교육을 능가하는 프로그램을 교내로 도입해 공교육의 내실을 다지는 길이고, 다른 한편으론 소외 계층의 뒤처진 교육역량을 개별 지도를 통해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사회에서도 나눔과 배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를 실천하는 개인이나 조직들이 늘고 있다. 기존의 물질적 기부와 봉사 등 사회공헌 형태가 점차 다양해지고 교육의 기회를 넓혀주어 사회양극화의 간격을 좁히고자 노력하고 있다. 올해 교과부가 기업 및 단체들과 MOU를 체결한 교육기부의 내용과 대상은 다양하다. 국민은행은 학생들에게 취업멘토링을 지원하고, 타타대우상용차는 저소득ㆍ소외계층 학생들에게 생활영어와 글로벌 문화교육을 실시한다. SK그룹은 서울, 부산, 대구, 울산 등에서 교육청과 사회적 기업 '행복한 학교' 개설 협약을 맺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후교육을 시행하고, 현대자동차 오토스쿨은 기술인력을 기르는 교육기부 프로그램으로 중학생들에게 자동차 구조학을 교육하고 사업장도 견학시킨다고 한다.
사회소외 계층에 대한 여러 나눔과 배려, 특히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각계의 동참은 매우 고무적인 변화다. 변화는 구체적 실천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안철수 현상'도 그 중의 하나다.
어느 사회든 '눈에 보이는 소외'가 있고 '보이지 않는 소외'도 있으며, '눈에 보이는 나눔'이 있는 반면 '보이지 않는 나눔'도 있다. 언론에 노출되는 것은 그만큼 일반인에게 잘 보인다. 그래서 더 많은 나눔이 몰리고 때로는 너무 몰리는 쏠림 현상도 있다. 저소득계층 교육이 중요하다고 하고 반값 등록금 이슈가 부각되면, 각종 장학재단, 복지재단들이 저소득층 대학생 지원으로 쏠리고, 다문화 이슈가 뜨면 또 다문화 이주민에게 관심이 쏠릴 것이다.
가장 소외된 계층에 눈 돌려야
그러나 스스로 이슈 메이킹 조차도 못하는 개인과 집단들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계층이 아닐까. 필자는 그 중 하나가 소년원학교라고 본다. 소년원에 멘토링 지도를 나가면서 일반학교와 그곳이 얼마나 교육격차가 벌어져 있는지를 거듭 실감하고 있다. 어린 시기부터 교육결손이 생겨 어떤 아이는 구구단을 모른다. 대부분 아이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어 어휘력이 많이 뒤처져 있다. 그런 약점을 보이기 싫어서인지 '공부는 무조건 싫다'고 말한다. 그러나 매주 방문하는 대학생 멘토들과 친근해 지고 난 후에는 어휘의 뜻을 배우고 단어퀴즈에서 정답을 맞혔을 때 그들의 얼굴에 큰 기쁨이 보였다. 서울가정법원 판사들이 스스로 내린 보호처분의 대상청소년들에게 법원내 공익근무요원 중 자원봉사자들을 모아 공부 멘토로 연결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서 기쁘다. 일회성 물질지원이 아니라 교육적인 토탈케어가 필요한 아이들이 그 곳에 있다.
이명숙 경기대 교정보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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