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5일부터 에너지 사용제한 위반시설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시작했다. 전력사정이 워낙 나쁘다 보니 한겨울에도 초여름처럼 실내난방을 하는 곳을 직접 단속하겠다는 것인데 대다수 금융기관과 백화점 등은 정부 시책에 따라 절전에 동참했지만, 여전히 이를 지키지 않는 곳도 많았다.
금융기관은 이날부터 전력 피크시간대 난방기 가동을 멈췄다. 지경부가 대형 사업장을 대상으로 오전 10시~낮 12시, 오후 5~7시 등 2차례 피크시간대에 걸쳐, 지난해 대비 10% 절전 방침을 정한 데 따른 것. KB금융은 당분간 오전 피크시간 대에 모든 건물의 난방기 가동을 중단하고 공조기도 절전모드로 전환키로 했다.
백화점들도 에너지 절감 노력에 동참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날부터 매장온도를 20도 이하로 유지하면서 직원 내복입기 캠페인도 시작했다. 또 피크시간대에는 에어커튼과 난방용 전열기구 등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휘황찬란하게 도심을 밝혔던 트리 장식도 보기 힘들게 됐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크리스마스트리를 포함한 외관조명을 오후 7시부터 점등해 오후 10시에는 소등키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옥외조명을 영업시간 종료 후 30분 이내 끌 계획이다.
지경부는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에너지관리공단 등과 함께 서울 명동과 강남역 등 수도권 20개 지역에서 단속활동을 펼쳤다. 일부 건물과 상가에서는 실내온도 20도 이하 제한을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명동의 한 상인은 "전기절약도 좋지만 외국인관광객들이 많은 곳인데 온도를 낮추고 네온사인도 끄라는 건 영업을 하지 말라는 일"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해프닝도 벌어졌다. 한 대형백화점에 나온 단속반원들은 실내온도 측정 결과 21도가 조금 넘게 나오자 "실내온도를 낮추라"고 요구했는데, 백화점 측으로부터 "매장은 한 겨울에도 원래 난방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머쓱해 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지경부는 한국전력 및 6개 발전회사가 참석한 가운데 전력수급 비상점검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최근 잇따른 발전소 고장과 관련, 지경부와 전기안전공사 관계자, 외부 전문가로 특별감사반을 꾸려 설비운영, 유지보수 등 관리체계 전반에 대해 특별조사 및 감사를 실시하고 책임소재를 가리기로 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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