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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화상 입은 말레이시아 소녀 한국서 재활 수술/ "따뜻한 한국 의료기술 믿고 마음 편하게 수술 받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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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화상 입은 말레이시아 소녀 한국서 재활 수술/ "따뜻한 한국 의료기술 믿고 마음 편하게 수술 받을래요"

입력
2011.12.1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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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 휘린(19)씨는 큰 눈과 살짝 올라간 입꼬리가 귀여운 평범한 말레이시아 소녀였다. 2년 전까진 그랬다. 그런데 2009년 9월 뜻하지 않은 비극이 닥쳤다. 정신질환자인 아버지가 자고 있던 자신과 어머니에게 염산을 뿌렸다. 어머니는 숨졌고 휘린씨는 온 몸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한쪽 눈을 잃었고 이목구비는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뭉개졌다. 가슴, 배, 다리에도 상처를 남겼다. 말레이시아 사회를 뒤흔든 사건이다.

고국에서 몇 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그의 얼굴은 아직도 참혹하다. 이런 사정을 딱하게 여긴 휘린씨 지역구의 YB 제프우이 의원이 재수술을 받을 의료기관을 수소문 했고, 우리 보건복지부의 나눔의료 사업 '메디컬 코리아'와 연이 닿아 한국에서 수술을 받게 됐다. 올해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현지에서 치료가 어려운 저개발국 외국인을 대상으로 복지부가 항공료와 체류비를, 의료기관이 치료비를 지원해준다. 해외환자 유치 목적도 있다.

13일 입국한 휘린씨는 긍정적인 성격으로 주위에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그는 "인생은 길기 때문에 고통은 찾아올 수 있고 내가 겪은 일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의료기술을 믿고 마음 편하게 수술을 받겠다"고 말했다. 또 "날씨가 추운데도 한국의 겨울이 좋다"며 "한국사람들이 따뜻하게 대해주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휘린씨는 복역하며 죄의 대가를 치르고 있는 아버지에게 최근 "용서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학을 준비 중인 그는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공부에도 열심이다.

휘린씨는 19일 첫 수술대에 오른다. 큰 흉터부터 매만진 뒤 피부를 이식할 예정이다. 수술을 맡게 된 JK성형외과의 주권 원장은 "휘린씨의 흉터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며 "눈과 턱 주변부터 수술을 시작해 서너 차례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안 시술 계획도 잡혀있다.

수술비는 5,000만원 정도로 예상되지만 병원 측에선 받지 않기로 했다. 휘린씨가 한국에 머무는 데 드는 비용과 간병비 등은 복지부에서 지원한다. 일행의 항공료 등은 말레이시아에서 국민 모금을 통해 마련됐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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