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보수단체가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국이 우려를 나타냈다.
류웨이민(劉爲民)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서울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일어나는 시위에 대해 "한국 측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며 엄정한 교섭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류 대변인은 또 "한국의 중국대사관과 영사관 등의 기구는 물론 중국인들에 대한 안전을 확보해달라는 뜻을 전했다"며 "한국에 확실하고 유효한 조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류 대변인의 발언은 한국 해경 살해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서 반중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중국에서도 한국의 시위를 이유로 중국 어민에 대한 동정론과 함께 한국의 반중 시위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류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는 주중 한국대사관에 쇠구슬이 날아든 것과 관련해 "총격일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총기를 사용한 공격이 아니라 새총 등의 단순 발사도구를 사용한 것으로 방향을 몰아가려 한 것이다.
이는 중국 공안이 총기에 의한 공격을 인정할 경우 중국 내 외교공관의 안전에 대한 우려와 파장이 엄청나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안은 13일 오후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쇠구슬 피격을 신고 받고 즉각 출동해 현장 조사를 했으며 추가 공격에 대비해 대사관 주변에 경찰력을 증강시키고 공안 차량을 정문 앞에 배치했다.
외국 외교기관이 몰려 있는 베이징(北京) 산리툰(三里屯)지역의 경계도 강화했는데 이는 외국공관을 대상으로 한 추가 피격이 발생하면 국가 위신이 크게 실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국으로선 파장을 줄이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발견된 손톱 크기의 쇠구슬은 통상 압축식 실린더로 격발하는 공기총에 쓰인다는 점, 피격된 대사관 경제동 휴게실의 대형 방탄유리가 거의 관통될 정도의 위력을 보였다는 대사관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새총 등을 사용한 공격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방탄유리의 파손 각도 등을 보면 대사관 정문에서 적어도 100m 이상 떨어진 고층건물에서 겨냥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사관 관계자는 "인명 피해를 낼 수 있었던 쇠구슬 사건으로 대사관의 안전에 구멍이 뚫렸다"며 "이번 사건을 철저하고 객관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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