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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전문가 양성 과정? 믿고 수강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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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전문가 양성 과정? 믿고 수강해도 될까

입력
2011.12.15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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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이면 당신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문가’

취업 준비생인 김미정(26ㆍ가명)씨는 솔깃한 광고문구를 보고 한 업체의 SNS 전문가 과정을 찾았다. 기업과 관공서들이 앞다퉈 SNS 전문가를 영입하려 한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 질 높은 강의와 취업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100만원이 넘는 수강료도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기대는 이내 실망으로 변했다. 강의 내용 중 SNS와 관련된 것은 트위터ㆍ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사용하는 법 등 기초적인 것이 전부였고 ▦기자가 좋아하는 보도자료 및 기사 작성법 ▦강의시 필요한 청중 사로 잡기 ▦유머 화법을 위한 스킬 등 SNS와 무관한 내용이 수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김씨는 “수업을 통해 뭔가를 배웠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입사지원서에 한 줄 쓸 거리가 생겼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고 말했다.

급격한 이용자 증가와 함께 SNS 활용 능력이 중요해지면서 관련 강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업들도 소셜미디어 관련 컨퍼런스를 잇따라 열고 있고 민간단체들은 앞다퉈 SNS 강좌를 개설했다. 대학은 물론 관공서 등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에도 ‘SNS 활용 강좌’ ‘SNS 전문가 과정’등 소셜미디어 강의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그만큼 강의를 할 수 있는 SNS 전문가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SNS 전문가를 배출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과정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구소, 협회 등의 이름을 단 사설업체가 난립하고 있고, 몇 곳은 공신력 없는 사설 자격증까지 만들어 장사를 하는 현실이다. 일부 강사들은 이 자격증을 경력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무의미한 자격증 따기보다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수용자론 등 학문적 기초를 다지고 난 뒤 수년간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실무 경험을 갖춰야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학주 한국소셜네트워크협회장은 “소셜미디어 전문가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사용 팁을 안다는 것을 넘어 SNS의 성격을 가진 여러 환경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며 “이런 강의들이 SNS 활용도를 높이는 저변 확대에는 기여하겠지만 영리 목적의 수익사업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의식에 따라 소셜미디어 업계 관계자들을 주축으로 심도 있는 소셜미디어 교육 과정을 만드려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일 문을 연 블로터 아카데미도 그 중 하나. 블로그 기반의 인터넷미디어 블로터닷넷은 창간 후 5년간 축적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공유하는 취지로 다양한 강좌를 개설했다. 교사 대상의 ‘태블릿PC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특강을 개설했고 ‘실무자를 위한 소셜미디어 마케팅 전문가 과정’‘관리자를 위한 소셜미디어 전략 집중연구 과정’ 등 산업군과 직업별로 특화한 강좌도 내놓았다. 단순 SNS 사용법을 가르치는 기존 강좌들과 차별화하는 점이다.

사단법인 미디어교육학회도 최근 소셜미디어교육분과를 만들었다. IT, 마케팅, 홍보만을 다루는 천편일률적인 소셜미디어 교육을 탈피한 질 높은 교육을 위해서다. 이승훈 미디어교육학회 소셜미디어교육분과장은 “국내에서 소셜미디어가 활성화한지 2년이 지났는데 아직 소셜미디어가 사적 공간이냐 공적 공간이냐에 대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는 등 모호한 부분이 많아 이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인력과 수강생을 모집해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첫 정부승인 SNS 기관인 한국소셜네트워크협회도 개별 기업과 단체에 특화한 맞춤형 전문가 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는 관련 학과조차 없어 SNS에 대한 교육이 평생교육원이나 대학 부설 기관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대학들과 MOU를 체결해 공신력 있는 전문가 과정을 개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박소영기자 zzicc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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