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어느 때인데 서울대 합격자로 도배하는 기사를 쓰나요? ‘서울대 합격=성공’이라는 그릇된 편견을 갖게 하죠. 서울대 합격생으로 고교 순위 정하는 기사만큼이나 보기 불편합니다.”(13일자 11면에 서울대 수시전형 이색 합격자들을 소개한 ‘15살 최연소ㆍ쌍둥이 형제… “당당한 새내기”’ 제하 기사에 대한 트위터 아이디 @ssammaru님의 의견입니다.)
대한민국의 뿌리깊은 학벌주의의 폐해에 대한 @ssammaru님의 생각에 공감합니다. 또 언론들이 매년 입시 때마다 앞다퉈 출신학교별 명문대 합격생 수를 비중 있게 보도했던 것 역시 학벌지상주의를 고착화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에도 동의합니다.
먼저 한국일보는 그동안 학벌이나 학력으로 인한 차별을 조금이나 시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올 7월에는 ‘우리 시대의 고졸’기획을 통해 학력으로 인해 차별받는 젊은이들의 어려움과 제도적 문제를 심층적으로 짚어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서울대 이색 합격자를 다룬 13일자 기사를 통해 보여주려 했던 것은 ‘성적 좋은 아이가 서울대에 갔다’는 점이 결코 아닙니다. 과잉행동 및 주의력결핍장애(ADHD)와 기초생활수급권자라는 역경을 딛고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 농촌 지역에서도 꿈을 키우고 꿈을 이룬 여고생 등의 사례를 담았습니다.
이후에도 기자는 몽골의 전시관에 있는 세계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는 오류를 지적하는 글을 보내 동해로 바로잡은 경기도 고양 무원고교 3학년 황예슬(18)양과 강원 홍천군에서 축산업을 하는 아버지와 함께 지난 겨울 구제역 때 방역작업을 하는 등 어릴 때부터 소를 사랑한 여학생의 건국대 입학 사례도 취재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또 각 대학을 담당하는 동료 기자들도 역경을 딛고 꿈을 이룬 학생들의 이야기 등 이색 합격자 사례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합격자 사례는 다만 시간적으로 빨랐다는 것 그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제가 기사에서 담으려 했던 것은 힘든 여건에서도 강한 의지와 치열한 노력으로 꿈을 이룬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다양한 꿈만큼이나 목표로 삼은 대학도 다양합니다. 이 기사에서는 지면의 한계로 서울대 입학을 꿈꾸고 또 이루어낸 학생들의 이야기만을 담았지만 다양한 대학 합격자들의 수기 역시 기사화되었고 또 준비 중입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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