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당뇨ㆍ비만환자들을 위한 설탕을 개발했다. 혈당을 조절해주는 감미료인데, 업계에선 '설탕혁명'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당뇨환자가 많은 선진국시장 수출도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6년간의 연구 끝에 기능성 감미료 타가토스(tagatose) 개발을 완료했다고 13일 밝혔다. 당장은 기업용 제품만 공급되지만 내년 1월부터는 일반인도 사 먹을 수 있고, 3월부터는 이를 활용한 식품이 나올 예정이다.
그 동안 당뇨나 비만 환자를 위해 설탕을 대체하는 감미료로는 주로 아스파탐이 사용돼 왔다. 다이어트 콜라에 사용되는 아스파탐은 칼로리가 매우 낮지만 맛이 없고 일부 쓴맛도 난다.
반면 타가토스는 설탕과 맛이 거의 같으면서도 칼로리(g당 1.5㎉)는 설탕의 3분의 1, GI지수(3)는 설탕의 5%에 불과하다. GI지수란 음식이 소화되어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속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빠르게 혈당 수치를 높이게 된다.
타가토스가 획기적으로 평가 받는 건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한다는 것. 연구결과에 따르면 타가토스는 간에서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변화시키는 단백질의 작용을 촉진하고, 장 내에서는 탄수화물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말타아제'와 '수크라제' 같은 소화효소의 작용을 억제한다. 식사 후 음식이 소화작용을 통해 포도당으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막는 것. 실제로 연구 결과 식후 혈당 상승이 10% 이상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지난 10월말 타가토스의 혈당조절 기능성을 인정해 건강기능식품으로 공식 인증했다.
CJ제일제당이 타가토스 감미료를 처음 상용화한 것은 아니다. 우유, 카카오, 사과, 귤 등 천연식품에 극소량 존재하는 천연 성분인 타가토스가 발견된 후 이를 양산하려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다. 1990년대 미국 바이오스페릭스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 덴마크 MD푸드사가 생산한 적이 있었고, 2000년에는 우리나라의 동양제과가 세계 두 번째로 개발했다. 하지만 가격이 너무 높고 생산과정도 불안정해 둘 다 사업을 접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효소 공법'을 사용해 안정적인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당뇨 인구는 전체 인구의 8%에 해당하는 약 800만명이다. 타가토스는 이들은 물론 당뇨 환자가 많은 선진국 시장에서 각광을 받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CJ제일제당 김진현 부사장은 "타가토스와 자일로스 설탕은 건강을 위해 설탕섭취를 줄이는 현대인에게 새로운 식생활을 제공하고 세계 식품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제품"이라며 "신개념 감미료 부문에서 2015년까지 약 1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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