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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사람/ 프로게임단이 쇼핑몰 운영했더니 "해외 팬들이 주 고객 게임 한류 실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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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사람/ 프로게임단이 쇼핑몰 운영했더니 "해외 팬들이 주 고객 게임 한류 실감해요"

입력
2011.12.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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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2 게임단인 '프라임' 팀 선수들은 '쇼핑몰 모델'이라는 직업도 갖고 있다. 게임 연습과 대회 출전 등에 여념이 없는 시간을 조금씩 쪼개 이 게임단에서 운영하는 쇼핑몰 '프라임짱'(www.primezzang.com)에서 판매하는 옷을 직접 입고 사진을 찍는다.

프라임짱이 문을 연 것은 지난 8월. 게임 선수 출신으로 지난해 말부터 프라임팀의 감독을 맡고 있는 박외식(27)씨가 팀 운영비 마련 등을 위해 시작했다. 처음에는 쇼핑몰 운영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창업 정보 커뮤니티에서 '카페24'가 제공하는 쇼핑몰 솔루션이 있으면 무경험자도 쉽게 쇼핑몰을 만들 수 있다는 정보를 얻고 '무작정 따라하기' 식으로 쇼핑몰을 만들었다. 판매하는 품목은 게임단의 공식 유니폼과 남성 캐주얼 의류. 모델은 선수들이 직접 나섰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만든 사이트이고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해외 팬들로부터 영문 이메일이 계속 오는 거예요. 자기들도 사고 싶다고요."

알고 보니 국내 게임전문 웹사이트에 '프라임 게임단이 유니폼을 파는 쇼핑몰을 냈다'는 글이 올라오자 한글을 아는 해외 팬들이 영문 e스포츠 커뮤니티에 같은 내용의 글을 번역해 올렸고, 이 글을 본 팬들이 "나도 유니폼을 사게 해 달라"며 이메일을 보낸 것이었다.

한글 쇼핑몰조차 간신히 만든 박 감독이 갑자기 영문 사이트를 만들 수는 없었다. 그래서 쇼핑몰은 그대로 둔 채 '쇼핑몰에서 옷 구입하는 방법'을 영문으로 쓰고 캡쳐 화면과 함께 올려 놓은 뒤 해외 배송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때가 9월 19일. 겨우 열흘 만에 2,000만원어치가 판매됐다. 박 감독에 따르면 현재도 쇼핑몰 판매 건수의 70~80%가 해외 매출이다.

판매되는 유니폼 가격은 후드 티셔츠와 바지 등 상하의 세트가 8만9,000원, 패딩 점퍼가 22만원 정도. 고객이 요청하면 인기 프로게이머가 직접 옷에 싸인도 해 준다. 해외 배송료가 3만~5만원 가량으로 만만치 않지만 주문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그만큼 해외에서 우리나라 게임단의 인기가 높다는 뜻이다.

사실 프라임 게임단과 '해병왕'이라는 별명을 지닌 이정훈 선수 등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주로 테란 종족의 '해병' 유닛을 사용하는 이 선수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무려 6번이나 준우승을 했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우승을 한 적 없다. 하지만 매우 공격적이고 호쾌한 전술을 펼쳐 우승자보다 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해외에서 이 선수의 인기가 얼마나 높았던지, 수개월 전 미국에서 열린 게임 대회에 이 선수가 준우승자여서 공식 초청을 받지 못하자 팬들이 직접 모금을 해 숙박비와 비행기표를 제공해 초청을 한 적도 있다. 당시 5시간 만에 3만 달러가 모금됐다. 최근에는 미 CNN방송에서 이 선수를 며칠 동안 따라다니며 촬영해 가기도 했다. 결국 이 선수와 우리나라 e스포츠 게임단이 퍼뜨려 온 '게임 한류'가 초보 쇼핑몰 '프라임짱'의 성공을 이끈 셈이다.

박 감독은 프라임짱 쇼핑몰을 내년에 업그레이드할 계획. 디자인도 새롭게 바꾸기 위해 작업 중이고, 카페24 측에서는 영문 쇼핑몰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박 감독은 "국내에 성공한 의류 쇼핑몰이 많지만 대부분 국내 소비자들이 대상이고, 우리처럼 해외 고객이 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면서 "이 쇼핑몰을 통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저렴하면서도 세련된 동대문 옷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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