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은 함누리(23ㆍ195cm)를 '대기만성형' 선수라고 했다. 유 감독은 울산 모비스전에 앞서 "추승균, 양희승처럼 될 수 있는 재목이다. 올시즌 보다는 앞을 내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신인왕 경쟁이 오세근(KGC) 김선형(SK)의 2파전으로 압축됐지만 함누리의 재능만큼은 높이 샀다.
'루키' 함누리가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함누리는 14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총 26분18초를 뛰며 17점을 기록, 팀의 83-77 승리를 이끌었다. 17점은 올시즌 자신의 평균 득점(4.4점)을 훌쩍 뛰어 넘는 수치. 함누리는 또 지난 10월28일 안양 KGC전에서 기록한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10점)도 갈아 치웠다.
고비 때마다 터진 득점이 인상적이었다. 함누리는 3쿼터 막판 모비스가 거세게 추격하자 연속해서 6점을 몰아넣으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4쿼터에는 국가대표 포인트가드 양동근을 수비하면서도 7점을 몰아쳤다. 함누리가 이날 기록한 야투(2점) 성공률은 100%. 6개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전자랜드는 문태종과 외국인 선수 허버트 힐이 나란히 22점을 올리며 함누리와 삼각 편대를 이뤘다. 신기성과 강혁은 각각 5어시스트, 4어시스트로 확실한 도우미 노릇을 했다.
함누리는 경기 후 "그 동안 출전 시간이 줄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됐다. 이제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신인왕에 대한 욕심은 버리고 팀을 위해 희생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원주에서는 2위 안양 KGC 인삼공사가 선두 원주 동부를 제압했다. 4쿼터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가운데, 해결사는 베테랑 김성철이었다. 김성철은 종료 2.3초 전 극적인 레이업 슛을 성공시키며 팀의 66-64 승리를 결정지었다. 앞선 두 차례의 경기에서 모두 무릎을 꿇은 KGC는 이날 승리로 동부에 2.5경기 차로 따라 붙었다.
반면 동부는 2008년 2월23일부터 홈에서 KGC에게 11연승을 달리던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동부는 62-64로 뒤지던 경기 종료 9.8초전 김주성이 골밑슛과 추가 자유투를 얻어냈지만, 공이 림을 외면하며 아쉽게 패했다.
인천=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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