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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에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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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에비타'

입력
2011.12.1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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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고 쉬워졌다. 정식 라이선스 계약 공연으로는 2006년 국내 초연한 뮤지컬 '에비타'가 5년 만에 돌아왔다. 9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은 음악과 드라마가 유기적으로 얽힌 원작의 세련된 특징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친절함을 더한 모습으로 관객을 맞았다.

'에비타'는 팝스타 마돈나가 주연한 영화가 널리 알려졌고 뮤지컬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초기작(1978년)인 까닭에 친숙하게 느끼는 관객이 많지만 사실 요즘 관객 기호에 맞는 대중적인 작품은 아니다.

우선 사생아로 태어나 나이트클럽 댄서와 라디오 성우를 거쳐 아르헨티나의 퍼스트레이디가 된 에바 페론의 극적인 삶을 2시간 남짓에 함축적으로 녹인 송스루(song-throughㆍ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 뮤지컬이다. 화자도 특별하다. 에비타처럼 약자 중심의 사회 변혁을 주창한 아르헨티나의 역사적 인물이면서 방법 면에서는 권력을 이용한 에비타와 달리 직접 전장에서 투쟁한 체 게바라를 해설자로 내세웠다. 연말을 맞아 흥겨운 볼거리의 대상으로 뮤지컬을 선택했을 일부 관객에게는 생소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뮤지컬의 고전이라는 이야기다.

그래도 이번 공연은 자막과 영상을 적극 활용하고 빠른 장면 전환이 가능한 회전무대를 사용해 비교적 쉽고 속도감 있게 꾸몄다. 사실적인 시대상 묘사가 아닌 현대적인 해석으로 풀어낸 무대와 의상은 권력을 향해 나아가는 에바의 격정적인 삶을 도드라져 보이게 한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수확은 공연시간 2시간 30분의 절반 이상을 노래해야 하고 춤 실력에 미모까지 갖춰야 하는 에비타 역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는 여배우 정선아와 리사의 재발견이다. 뮤지컬 시장 성장에 따라 배우의 인력 풀이 풍부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늘 색다른 작품을 원하는 한국 관객에게 거장의 초기작이 다소 지루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서민들의 분노를 역으로 이용하는 정치적 포퓰리즘은 작품의 배경인 1940년대 아르헨티나나 지금 한국에서나 동일하게 회자되는 화두여서 지난 공연에 비하면 공감도가 높을지도 모르겠다. 연출 이지나. 내년 1월 29일까지. 1577-3363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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