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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시험대에 오른 박근혜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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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시험대에 오른 박근혜 리더십

입력
2011.12.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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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상실하고 급속히 레임덕에 빠지고 있다. 내곡동 사저 의혹에 더해 이상득 의원마저 보좌관 비리에 연루되면서 정권의 도덕성이 회복불능의 치명상을 입었다. 임기말기에 친인척 비리로 급속히 레임덕에 빠졌던 과거 정권들의 전철을 밟고 있는 형국이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과 비례해서 한나라당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당장 내년 4월의 총선에서 전국적으로 한나라당이 참패해서 소수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한나라당의 쇄신과 진로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이 가열되면서 결국 홍준표 대표가 사임하고, 박근혜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서 당의 위기를 수습하는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되었다.

박 전 대표로서는 이런 어려운 시기에 당을 이끌어 나가는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이 내키지 않을 수도 있다. 우선 그가 나선다고 해도 정부여당에 대한 심각한 민심이반을 돌려놓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한 한나라당내의 일부 친이계와 쇄신파들은 재창당을 주장하면서 탈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당이 쪼개지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박 전 대표로서선 안철수 원장의 등장으로 이미 대세론이 흔들렸을 뿐 아니라 지금의 성난 민심이 지속되어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참패하게 되면 오랜 세월 준비해왔던 대권 도전이 어려워지는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점이다.

따라서 박 전 대표로선 과감하고 단호하게 한나라당의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우선 자신의 정치 스타일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는 지금까지 정치일선에 나서지 않고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표명도 자제하는 막후정치를 해왔다. 박근혜 대세론이 유지되는 시절엔 친박계 의원들을 통해 당내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었고,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유지하는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한 현재의 상황을 돌파하는데 막후형 정치는 한계를 가진다. 이제는 박 전 대표가 당의 전면에 나서서 의원들과 소통하고 설득하면서 한나라당의 변화와 쇄신을 주도하는 적극적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둘째, 박 전 대표가 당내 계파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의 정치를 추구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 스스로 '친박계'를 해체하는 용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국민들은 지속되는 여야의 대치정국에도 환멸을 느끼지만 친이계, 친박계 등으로 갈라져서 대립하는 한나라당의 계파정치에도 불만이 많다. 박근혜 전 대표가 친박계를 해체하는 결단을 내리고 계파를 초월해서 비상대책위를 운영하게 되면 한나라당의 통합과 전면적 쇄신도 달성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박 전 대표가 과감한 공천혁명을 주도하기를 바란다. 그는 한나라당의 재창당은 반대하지만 재창당 수준의 전면적 쇄신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전면적인 당 쇄신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의지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공천이다.

과감한 공천혁명만이 살 길

한나라당내 친이계나 쇄신파는 박 전 대표가 당을 이끌어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공천권을 독점해서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가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국민들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기대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과감한 공천혁명을 이루어낸다면 많은 국민들이 한나라당의 변화와 쇄신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나라당의 구원투수로 나선 박 전 대표가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한나라당의 진로가 달라지고, 이와 더불어 자신의 대권 도전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정치권과 국민들은 시험대에 오른 박근혜의 리더십을 주목하고 있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 ·아세아문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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