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정리해고가 불가피한 사업장의 무급휴직자들에게 생계비가 지원된다. 쌍용자동차 사태, 한진중공업 사태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정리해고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한 대책이다.
고용노동부는 14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2012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이명박 대통령에 보고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장에서 무급휴직을 시행하는 경우 정부가 휴직자에게 평균 임금의 50% 한도에서 최대 6개월간 생계비를 지원한다. 지금까지는 정리해고 대신 무급휴직을 시행한 경우 사회보험료 지원 명목으로 1인당 20만원을 최대 6개월간 지원했으나 휴직자에 대한 생계비지원제도는 처음이다. 또 휴직자들을 교육ㆍ훈련시킨 사업주에게도 비용 일부가 지급된다.
이 같은 정책은 내년에도 경기침체가 이어져 고용불안이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 추진됐다. 기업들이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해 무급휴직을 시행하려 해도 아무런 생계지원 대책이 없어 노조의 극심한 반발을 사왔다. 지난해 무급휴직을 시행한 사업주에게 지원한 사회보험료 예산은 5,900만원으로 전체 고용유지 관련 예산의 0.1%에도 미치지 못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업장이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희망퇴직하기보다는 경기가 회복된 뒤 다시 이 사업장에서 일하고 싶은 휴직자들이 생계를 유지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원할 사업장은 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해 빠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제도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장시간노동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마련된다. 주야 2교대를 주간 2교대나 3조 2교대로 개편한 경우 신규인력 채용시 주는 지원금을 현재 1인당 연 720만원에서 1,080만원으로 올리고 지원기간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된다. 그러나 휴일근로시간을 법정 연장근로시간 한도에서 제외하고 있는 근로기준법의 개정이나, 최근 법원이 폭넓게 허용하고 있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보다 까다롭게 규정하는 법 개정은 추진되지 않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동자들의 실질적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노동정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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