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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기반 '클래스메이트' 개발 서울대 동아리/ "세계대학생과 급우처럼 소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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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기반 '클래스메이트' 개발 서울대 동아리/ "세계대학생과 급우처럼 소통해요"

입력
2011.12.1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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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한국에 가게 됐어요. 어디를 가야 할까요?"

"홍대 클럽 추천이요. 꼭 금요일 밤에 가세요!"

한 미국 하버드대 학생이 묻자 한 서울대생이 기다렸다는 듯 대답한다. 또 다른 서울대생이 "TV 토론프로그램 출연자 한 명이 음주 상태인 것 같다"는 글을 올리자 서울대생과 이대생들이 "지난번에도 음주 토론 논란 있었다""그때 포털 사이트 첫 페이지에 뜬 기사 한심했다""그래서 인터넷만 보지 말고 책을 봐야 한다" 같은 댓글들을 줄줄이 달았다. 지난 9월 시작한 전세계 대학생 대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래스메이트(Klassmate)'는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매 순간 왁자지껄하다.

클래스메이트는 2008년 학생들이 익명으로 참여하는 서울대 강의평가 서비스 'SNUEV'를 개발했던 서울대 웹 서비스 개발 동아리 '와플스튜디오' 출신 '울트라캡숑'팀의 작품이다.'SNUEV'가 성공한 후 "다음에는 강의 내용뿐 아니라 학교 생활 전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웹 서비스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지난 7월 회원 중 10명이 팀을 꾸려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정식 오픈한 클래스메이트는 석 달 만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12개 국내 대학 학생 6,000여명과 하버드대, 예일대 등 15개 미국 대학 생 1,000여명으로 북적이고 있다.

클래스메이트 이용자들은 'Zoo'라는 메뉴를 통해 자신의 학교 학생들과,'Safari'라는 메뉴를 통해서는 다른 학교 학생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오고 가는 이야기는 실시간으로 게시판 형식의 화면에 나타난다. 닉네임을 쓸 수 있어 소속 대학 외 개인 정보는 노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개발자 중 한 명인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 이두희(28)씨는 "트위터처럼 상대를 일일이 '팔로잉'하지 않고도 원하는 무리에 속해 있을 수 있고, 페이스북처럼 개인 정보를 모두 노출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에 두긴 했지만 운영진도 놀랄 정도로 빠르게 미국 대학생들의 이용이 늘고 있는 데에는 운영진 중 한 명인 아벨 아쿠나(23)씨의 공이 컸다. 하버드대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동영상 제작회사를 차린 아쿠나씨는 1년 전 울트라캡숑 팀원 중 한 명의 동영상 작업을 맡았던 인연으로 클래스메이트의 홍보 동영상도 제작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미국 내 홍보 담당자가 됐다. 아쿠나씨는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이용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운영진은 앞으로 미국 외 다른 국가로도 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석사과정 이성원(26)씨는 "이 서비스가 전공과 학교에 갇힌 한국 대학생들의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근 국내 대학에서 홍보를 담당할 대학생 인턴 5명을 뽑았다.

운영진 모두가 "재미있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수익 사업 계획은 없다. 운영비용도 스스로 충당한다. 다행히 "웹 서비스 사업의 특성상 밥값과 전기료 외에는 큰 돈이 필요하지 않고 아이디어가 좋다며 후원해주는 지인이 있다"고 한다. 일에 전념하기 위해 3개월째 합숙 중인 학생들은 "20대 때가 아니면 이런 일을 언제 해보겠냐"며 "졸업 후에도, 아마 철들기 전까지는 계속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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